[사진]고향의 초가을 들녘

등록 2006.09.11 20:08수정 2006.09.11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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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를 한 번 보세요. 고향을 지키고 계신 60-70대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모를 내고 거름을 줘 가꾸신 벼들이랍니다. 벼는 가을볕 아래서 튼실히 익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황금빛 향연을 펼치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튼실한 벼를 가꾼 고향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한미 FTA가 무엇인지 모릅니다. FTA가 늙은 농부들이 뼈와 살을 연소시켜 가꾼 벼이삭을 아무런 쓸모없는 천덕꾸러기 쌀로 전락시킨다 한들 할머니, 할아버지는 그분들의 조상들이 대대로 해왔던 농사일을 결코 포기하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논밭에서 고꾸라져 생을 마친다 한들 선조들이 해왔던 것처럼 고향과 농사를 꿋꿋이 지키실 것입니다.

이분들의 피와 땀으로 키워낸 자식들인 알량한 한미 FTA 정부 대표들이 아무리 '농사에서 손을 떼라' 얼르고 달래도 이분들은 그것이 뿌리 없는 줄 잘 아시기에 결코 설득 당하거나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내년 내후년에도 고향의 들녘은 늙은 농부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누른 벼들로 출렁일 것입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개울따라 보를 내고 물길을 빌려 일군 계단식 논입니다. 개울에서 조금 벗어난 논밭에는 줄어든 농촌 사람들의 손만큼 비례하여 풀과 나무들이 자라지만, 이분들은 그것조차 자연의 섭리로 받아들일 뿐 지나친 욕심 부리지 않습니다. 나중에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 이들 자식들이 어리석음을 깨닫고 고향을 찾았을 때  그들을 위해 잠시 유예해 두었습니다.

고향의 가을 하늘이 높고 푸릅니다. 저기 보이는 높은 산 허리에는 산송이도 자랍니다. 벼가 익어 고개를 숙이면 논바닥이 마르도록 뒷켠으로 도구를 치고 가을비 살짝 내리는 날에는 저 산을 오릅니다. 많지는 않지만 산송이, 굿버섯, 싸리버섯, 국수버섯들이 땅을 지키며 사는 이들에게 입맛을 돋구는 멋진 반찬으로 선사를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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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법학과 교수. 전공은 행정법, 지방자치법, 환경법. 주전공은 환경법. (전)한국지방자치법학회 회장, (전)한국공법학회부회장, (전)한국비교공법학회부회장, (전)김해양산환경운동연합 상임의장, (전)김해YMCA이사장, 지방분권경남연대상임대표, 생명나눔재단상임이사, 김해진영시민연대감나무상임대표, 홍조근정훈장수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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