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유엔 안보리는 북한 미사일 관련 대북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중국이 이 결의안에 찬성하면서, '중국의 북한 포기론'이 크게 유행했다. 사진은 지난 6월 30일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보리 회의.유엔 포토
지난 7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고, 중국은 이에 대한 유엔의 대북 결의안에 찬성했다. 이 사건 직후 '중국의 북한 포기론'이 크게 유행했다. 중국이 참고 참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김정일 정권을 인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금융제재로 효과를 톡톡히 본 미국이 여세를 몰아 유엔 결의안의 구체적인 이행과 새로운 대북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이 제재에 중국만 참여하면 김정일의 운명은 얼마가지 못할 것이 분명했다.
크리스토퍼 힐 6자 회담 미국 수석대표는 지난 5일 중국을 방문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 1695호의 구체적인 이행을 요구했다. 그러나 중국은 난색을 표시했다.
친 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정례 브리핑에서 "제재가 역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대북 제재에 찬성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모든 관련 당사국들과 긴밀한 접촉과 협의를 유지하면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자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제재를 전혀 염두에 두고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난 2003년 초 베이징 3자회담에 북한을 참여시키기 위해 대북 원유공급을 3일간 끊은 것이 한 사례다. 그러나 이런 제재는 '설득'을 위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중국의 북한에 대해 화를 내는 모습은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해석하기 힘들 때가 많다. 그러나 부모가 자식한테 매질을 할 때는 말 좀 들으라고 때리는 것이지 죽으라고 때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북한에 화내는 중국... 죽으라고 매질하는 것은 아니다
오는 14일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에서 조지 부시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공동성명이나 언론발표문 없이 기자회견만 한다.
청와대의 설명은 "한미 간 이견이나 갈등 때문에 공동성명이나 언론발표문이 안 나오는 것으로 규정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지난해 11월 경주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 때 나온 공동성명을 넘어 문서화할 만한 안건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와대 설명은 궁색해 보인다. 지난해 11월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 실험 준비설이 나오는 지금의 상황은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사실 외교가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한국 정부가 먼저 요청했으나 미국은 더 이상 논의할 게 없다며 시큰둥했다는 관측이 많다. 보수진영이 한미동맹 이상설로 계속 공격하자 노무현 정부는 양국 관계가 아무 이상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이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게 되었으나 알맹이가 없으니 기자회견만으로 끝내게 된 것 같다. 노무현 정부의 애초 의도와 달리 한미동맹 이상설이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