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유엔사무총장 향해 순항할까

반대 1표가 상임이사국 거부권일지 주목... 막판 변수돌출 가능성도

등록 2006.09.15 06:59수정 2006.09.15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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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입후보한 유엔 사무총장 선거전이  제이드 알-후세인 유엔  주재 요르단 대사의 공식 입후보로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일 관훈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반기문 장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입후보한 유엔 사무총장 선거전이 제이드 알-후세인 유엔 주재 요르단 대사의 공식 입후보로 본격적으로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1일 관훈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반기문 장관.연합뉴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차기 유엔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2차 예비투표에서도 다른 4명의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 선두주자의 자리를 지켰다.

반 장관은 14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실시한 2차 예비투표에서 찬성 14표, 반대 1표를 받아 1위를 기록했다. 지난 7월 1차 투표 때 받았던 찬성표보다 2표가 늘어, 2위와의 격차를 더욱 벌였다.

2위는 1차 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인도의 샤시 타루르 유엔사무차장이었다. 찬성 10표, 반대 2표, 기권 3표였던 1차 때와 비슷한 결과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3위 득표자도 1차 투표 때와 같았다.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후보로 나선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태국 부총리로 1차 때보다 2표가 많은 찬성 9표와 반대 3표, 기권 3표를 얻었다.

4위는 이달 초 입후보한 제이드 알-후세인 유엔 주재 요르단 대사. 찬성 6표, 반대 4표, 기권 5표에 그쳤다. 5위는 자야나타 다나팔라 스리랑카 대통령 고문으로 찬성 3표, 반대 5표, 기권 7표를 받았다.

계속되는 반대 1표의 의미

반 장관은 2차 예비투표에서 찬성표를 늘리며 1위 자리를 지킴으로써 일단 차기 유엔사무총장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다른 후보들의 찬성표가 대체로 1차 투표 때와 같은 수준에 그쳤으며, 특히 이달 초 입후보해 선거판도에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요르단의 제이드 후보도 4위에 그쳐 큰 위협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반 장관이 유엔사무총장에 선출되는 길이 탄탄대로라고 보기는 이르다. 아직도 많은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1차 투표에 이어 반대 1표가 계속 남아있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이번 선거는 1차 투표 때와 마찬가지로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의 투표용지를 구분하지 않고 실시됐다. 따라서 1표의 반대가 상임이사국인지 비상임이사국인지는 확인할 길이 없다.


다만 1차 투표 때 반 장관에게 반대표를 던진 나라는 다른 3명의 후보에게도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1차 투표 때 나온 4명의 후보 모두 마음에 들지 않으므로 새로운 후보가 나서라는 의사표시인 셈이다.

이 나라가 비상임이사국이라면 소수 의견으로 무시할 수 있겠지만 거부권을 가진 상임이사국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아무리 다른 14개국의 지지를 확고히 확보했더라고 상임이사국 한 나라가 끝내 거부권을 행사하면 사무총장이 될 수 없는 것이 유엔의 규칙이기 때문이다.

2차까지는 '예선', 지금부터가 '본게임'

한편 1, 2차 예비투표가 모두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 구별 없이 진행된 인기투표의 성격이기 때문에 그 결과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결정권을 쥔 상임이사국들은 아직까지 개별 후보에 대한 찬반 의견을 명확히 결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후보에 대한 최종 찬반 의견은 국가 원수의 재가를 받아 정부 차원에서 결정하게 된다. 현재 예비투표 단계에서는 각 상임이사국이 외교부처 실무 차원의 판단으로 투표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안보리가 총회에 차기 사무총장 단일 후보를 추천할 때까지는 언제라도 새로운 후보가 출마할 수 있기 때문에 막판에 급속한 반전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요르단의 제이드 후보가 이달 초 뒤늦게 선거전에 뛰어든 데 이어 추가로 3~4명의 후보들이 출마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오는 28일 실시될 예정인 3차 예비투표부터는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의 투표용지 색깔을 구별하는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예선'에 불과하며 3차 예비투표부터 '본선'이 되는 셈이다. 섣부른 낙관론은 금물이며, 본격적인 경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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