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숙 作, 가람 이병기 詩 <발>, 69×45신명숙
오랜 기간에 걸친 꾸준한 변화
오는 21일 전시회를 앞두고 있는 작가 아성 신명숙씨와 특별한 인터뷰를 하지는 않았지만 작품집 편집 과정에 직간접 적으로 관여하면서 작가와 의견을 나눌 기회가 많았다.
많은 사람들이 입 모아 말하는 것처럼 작가는 차분하였다. 분명한 견해와 명확한 방향이 세워져 있으나 그것을 실행하는 과정은 넘치거나 모나지 않았고, 타인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기도 하였다.
작가의 작품 세계 또한 그러하다는 것이 중평이다. 의욕이 넘쳐 외형 변화에 민감해지거나 쉽게 시류를 뒤따르지 않는다는 것. 작가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은 어떠한 변화나 유행보다 큰 울림을 전해준다. 그렇다고 제자리에 머물러 고인 물이 되지도 않는다. 작가의 학서 과정과 작품에 대한 의욕은 가히 놀랍다.
그는 일찍이 일중 김충현 선생을 사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심산 노수현 선생을 모시고 산수화 공부를 하기도 하였다. 한글은 목락 김명실 선생과 인연이 되어 갈물한글서회와 주부클럽에 가입하였다. 산돌 조용선 선생으로부터 편지글을 비롯하여 한글의 여러 고전들을 공부하였으며 소헌 정도준 선생을 만나 한글 고체와 한문 서예도 공부하였다. 홍석창 선생을 모시고 문인화 공부를 하고 있으며 김진세 교수를 모시고 이론 공부도 하였다.
작가는 오랜 기간에 걸친 자형의 꾸준한 변화를 꾀한다. 한글서예의 중심에 대한 모색, 궁체의 특성 포착, 고전에 대한 관심 등은 오랜 기간에 걸쳐 시도되는데 변화가 적은 것 같지만 어느 순간 변화와 깊이를 획득해낸다.
대화 중에 “한글이 소리글이기 때문에 궁체의미를 음악과 문학에 비유”하였다는 꽃뜰 이미경 선생의 말을 언뜻 비쳤는데, 작가의 작품관에 대한 단초를 엿볼 수 있었다. 즉 강약의 조화와 자연스러운 율동미, 그러면서도 원숙함과 강한 절제의 미를 확보하는 것이 작품 세계의 근간이 되고 있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