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쿠데타 다음날인 20일 젊은 태국군인 한 명이 탱크 위에서 조간신문을 유심히 읽고 있다.연합뉴스 / AP
당혹스럽다. 80%가 넘는 태국 국민이 군사 쿠데타를 지지했다는 사실이 당혹스럽고, 한국의 일부 네티즌이 "우리 군인들은 뭐하느냐"고 다그쳤다는 소식도 당혹스럽다.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이 정부를 향해 타산지석으로 삼으라고 훈수를 둔 사실도 당혹스럽다.
하지만 가장 당혹스러운 건 따로 있다. 어떻게 보도할 건지, 또 이미 보도된 내용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참으로 당혹스럽다. 솔직히 말해 정답을 찾기가 어렵다.
태국의 군사 쿠데타를 평가하는 언론의 어조는 단호하다. <한국일보>는 "수치스러운 시대착오적 사태"라고 비난했고, <한겨레>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너무도 당연한 비판을 앞에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유는 그 다음에 쏟아낸 분석 때문이다. <한국일보>는 '자초'했다고 했다. <한겨레>는 '빌미'를 줬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결국 터졌다"고 했으며 <오마이뉴스>는 '자업자득'이라고 했다.
이런 분석이 태국민의 환호, 태국 국왕의 쿠데타 승인 사실과 접합되면 어떤 결론을 잉태할까?
진실을 말하는 건 분명하다. 탁신 총리의 부패와 독선, 그리고 경제난이 태국 군부에게 '빌미'를 주고, 군사 쿠데타를 '자초'한 건 사실이다. 부인하려야 부인할 수 없는 인과성이 있다.
쿠데타 정당성 부여는 망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