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시민사회단체 "전교조 압수수색은 엉터리"

[현장]'공안탄압 중단' 촉구 긴급기자회견... '통일학교' 수사 논란

등록 2006.09.21 14:00수정 2006.09.21 14:53
0
원고료로 응원
a 전교조를 비롯한 부산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긴급공동기자회견을 가지고 경찰청의 압수수색이 불법과잉수사라며 규탄하고 있다.

전교조를 비롯한 부산지역의 시민사회단체가 긴급공동기자회견을 가지고 경찰청의 압수수색이 불법과잉수사라며 규탄하고 있다. ⓒ 김보성

전교조 '통일학교'와 관련해 20일 새벽에 진행된 부산지방경찰청의 전교조 부산지부와 민주노동자전국회의 부산지부, 4명의 교사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에 대한 규탄의 목소리가 부산지역 전체 시민사회 진영으로 확산하고 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부산여성회를 비롯하여 부산 참여자치시민연대 등 20여 개 부산지역 정당, 시민사회단체는 21일 오전 10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전교조 사무실 압수수색이 경찰의 불법 과잉수사에서 기인하고 있다"며 강력히 규탄했다.

a 최용국 민주노총 부산본부 위원장이 규탄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최용국 민주노총 부산본부 위원장이 규탄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 김보성

고호석 전교조 부산지부 지부장은 "합법적인 사무실을 새벽에 찾아 기습적으로 도둑 수색한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입회인도 없는 상태에서 마음대로 엉터리 목록을 작성한 압수수색은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고 지부장은 이어 "어제(20일)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면담에서 엉터리 압수수색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식의 회피로 2시간 동안을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민병렬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부위원장도 "경찰이 민주노총과 전교조를 용공조직인 것처럼 색깔론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이번 일은 단순사건이 아닌 민주진보세력에 대한 공식탄압인 만큼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현정길 민주노총 부산본부 사무처장은 "최근 탄압이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에 집중되고 있다"며 "색깔론 공세로 여론의 이목을 끌어 탄압하겠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부산지역 시민사회진영은 공동기자회견문을 통해 20일 사건을 '구시대적 색깔론 마녀사냥'으로 규정하고 "전교조 탄압 공세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들은 "참여정부 시대에 경찰청이 여전히 냉전적이고 군사독재시절의 인식을 벗어던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민주노동자 전국회의 부산지부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통일학교를 외부단체가 개입한 인상을 주려 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들은 '경찰청장 차원의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촉구하는 한편 부산지역 사회단체들과 함께 본격 대응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전교조 사무실을 비롯한 5곳의 압수수색 결과 나온 200여점의 압수물을 정밀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경찰은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실정법(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조사해, 혐의가 밝혀지면 바로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번 압수수색과정에서 나온 증거물 중에는 '해당 사무실에서 확인되지 않은 자료가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어, 공안탄압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통일학교 이적 혐의 부분은 행사 개최 이후 1년 만에 본격 조사에 착수하는 것이어서 의구심을 자아내게 하고 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을 쫓는 보도, 중심이 있는 기사


AD

AD

AD

인기기사

  1. 1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아버지 금목걸이 실수로 버렸는데..." 청소업체 직원들이 한 일
  2. 2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깜짝 등장한 김성태 측근, '대북송금' 위증 논란
  3. 3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4. 4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명품백 불기소'에 '조국 딸 장학금' 끌어온 검찰
  5. 5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이충재 칼럼] 윤 대통령, 너무 겁이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