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사전 제작, 우리는 불가능한가?

멀고 먼 드라마 사전 제작의 길.. <태왕사신기> 100% 사전 제작

등록 2006.09.22 07:55수정 2006.09.22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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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00% 사전 제작되는 태왕사신기

100% 사전 제작되는 태왕사신기 ⓒ MBC

현재 우리 나라에서는 연간 수십 편의 드라마들이 제작된다. 그러나 이들 드라마 중에서 사전 제작된 드라마는 전무한 실정이다.

거의 모든 드라마들이 다음 주에 방영될 방송을 겨우 일주일 전, 심지어 하루 이틀 전에 촬영을 한다. 그렇게 촬영하다보니 밤샘 작업은 일쑤이고 컴퓨터그래픽 처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편집 시간 부족으로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러한 문제는 다른 나라의 드라마 제작 형태와 비교했을 때 극명히 대비되는 잘못된 우리의 모습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시청률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시청률이 드라마를 평가하는 유일한 잣대가 되고 있다. 시청률 지상주의에 빠져있는 대한민국의 실상이다.

드라마를 제작하는 방송국이나 외주 프로덕션의 제작자들은 적절한 스폰서를 구하지 못하면 드라마에 드는 제작비용을 충당할 수 없다. 투자를 하는 스폰서들로서는 드라마가 성공해야 자신들이 투자한 비용을 거둬들일 수 있는데 이 때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것은 바로 시청률이다.

아무리 작품성이 뛰어난 드라마라도 시청률이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모든 것을 무릅쓰고 방송할 수는 없다. 방송국도 영리를 추구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사전 제작 드라마가 탄생한 적이 있다. 2006년 2월 방영된 <내 인생의 스페셜>(이재원 연출)이 그것이다. 그러나 <내 인생의 스페셜>은 당초 기획했던 편성 계획이 어긋나면서 대체작으로 편성되었고 결과는 참패였다.


<내 인생의 스페셜>은 시청률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잘못된 드라마 제작 관행을 타파할 수 있는 카드로 여겨졌지만 편성 계획이 어긋나는 과정에서도 시청률 예측이 그 발목을 잡으면서 사전 제작의 한계를 보여주고 말았다.

이렇듯 사전제작을 하여 스토리가 공개된 상황에서도 방송국에 반드시 편성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이후에도 사전제작 드라마는 적극성을 띠지 못하였다.


그러나 아주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2003년 <다모>(이재규 연출 정형수 극본)와 2006년 <궁>(황인뢰 연출 인은아 극본)은 부분적으로 사전 제작이 되면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현재 100% 사전 제작으로 촬영되고 있는 <태왕사신기>(김종학 연출 송지나 극본)의 성공여부는 향후 국내 드라마의 제작 방향의 열쇠를 쥐고 있다.

앞으로 더욱 많은 사전 제작 드라마가 나와서 우리 나라의 잘못된 드라마 제작 관행이 올바로 서고 시청률이 드라마의 모든 걸 말하는 그릇된 관점이 바로잡아지는 날이 도래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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