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초군락에 갯개미취, 나문재, 갯잔디, 갈대 침입조두성
이것이 바로 생태학에서 말하는 '천이'라는 것이다. 천이(遷移, succession)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생물군집이 변천해 가는 현상으로서 식물군락내의 생육환경이 크게 변화하면 천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식물군락이 환경을 바꾸어 가는 환경형성 작용을 하게 되어 식물군락 천이가 진행된다.
생육환경이 점점 변화해 가는 만경강 하구역 갯벌에도 천이의 조짐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물막이 공사를 하지 않았던 때에 칠면초가 순군락을 이뤘던 지역에는 어느새 나문재가 들어오고, 갈대가 들어오고, 갯잔디가 들어오고, 갯개미취가 들어오는 것을 보니 천이의 변화 조짐이 서서히 나타난 것이리라. 식물 생태계의 변화는 빠르게 나타난다.
새로 들어온 이들 역시 염분 토양에 강하지만 토양 생육환경이 빠르게 변화되면 육지에서 살아가는 중성식물들이 대거 몰려오게 되며 이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는 없는 숙명이 된다. 갯벌 생육환경에 적응된 염생식물들이 토양 생육환경이 변한 터전에서 육상식물과의 경쟁은 하나마나여서 삶의 터전을 내 주지 않을 수 없게 되고 이 지역은 점점 내륙화 되어가는 것이다.
이런 현상이 바로 경창, 증석, 어은리, 망해사, 진봉 그리고 화포 지역에 나타나고 있다. 증석지역의 경우 물막이 공사이전에는 바닷물이 갯골을 타고 들고 날고 하였는데 이젠 그렇지 않으니까 그 갯골을 타고 제방 배후에 있는 농경지와 농수로에서 유입된 담수가 흐르게 되었다. 바로 이곳에 짠 갯벌토양에서는 절대 살 수 없었던 털물참새피, 한련초, 애기부들, 큰바랭이, 자귀풀, 미국가막사리, 미국개기장 등의 중성식물이 생육하게 되었다.
그리고 망해사 지역 역시 만곡된 해안선 가장자리 갯벌에도 바닷물이 많이 들어와 식물이 생육하지 않았던 이곳에 칠면초, 나문재, 갈대가 들어왔고 주변 산지에서 흘러들어온 담수를 안고 미국가막사리, 한련초, 물피, 큰방가지똥 등의 중성식물들이 분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