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6월 기름유출 사고 당시 미군은 피해조사를 요구하는 피해 농민에게 위로금 50만원을 주는데 그쳤다. 또한 "기름유출 문제는 한미소파합동위원회에서 결정할 문제"라며 피해조사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장희용
군산 미공군기지는 지난 2003년 1월 항공유 유출 사고를 시작으로 같은 해 3월과 2005년 6월 농경지로 기름을 유출해, 농경지가 심각히 오염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2003년 기름유출 사고 후 군산시를 비롯해 시민모임 등이 미군 측에 원인조사와 피해보상을 위한 공동조사를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미군 측은 한미행정협정과 훈련일정 등의 이유를 들어 공동조사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사고발생 2년이 지나도록 피해조사 조차 실시하지 못했다.
당시 군산시는 시민단체의 요구를 받아들여 조사를 위한 용역비로 1억6천만 원의 예산까지 책정한 상태였지만 미군이 공동조사에 응하지 않아 조사를 실시하지 못했다.
군산시는 ▲기지 내부에 별도의 오염원 확인 ▲미군측 동의 및 기지내부 방문조사 일정 협의 ▲오염원이 확인될 경우 시설물의 용도 및 사용현황 자료 요구 등 기름유출 조사를 위해 자료 공유에 관한 공식문서를 미군 측에 전달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해 조사를 실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05년 6월 22일 또 다시 같은 기름유출로 농경지 피해가 재차 발생하자 시민단체들은 미군기지와 군산시청 앞에서 피해조사 실시를 촉구하는 시위를 연일 벌였다.
하지만 미군 측은 재차 한미행정협정을 들어 군산시와의 공동조사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시민단체와 피해 농민들이 미군기지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며 피해조사와 보상을 요구하자 미군 측은 2005년 6월 22일 SOFA 협정 문서와 위로금 50만원을 건네주면서 '소파합동위원회에 의뢰하라'는 입장을 보이는데 그쳤다.
결국 시민단체의 반발과 피해 농민들의 항의·천막농성이 거세게 일자 미군 측이 공동조사를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환경관리공단과 미군의 공동조사는 2005년 11월부터 산미공군기지 주변에 대한 토양·지하수 오염 등에 대한 조사가 이뤄졌다. 사고발생 2년 8개월만에 조사가 실시된 것이다.
조사는 기지 내부 및 외곽 89곳(토양 54곳·지하수 35곳)에서 실시됐다. 기지 내부는 미군이 조사했고, 외부는 환경관리공단이 조사했다. 군산에 미 공군이 들어온 1950년이래 처음 벌인 측정 조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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