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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는 9월입니다. 이제 기나긴 연휴도 시작되네요. 고향 가시는 분도 계시고, 외국으로 여행을 가시는 분, 자격증 준비를 하시는 분 등 다양한 계획을 지니고 계시더군요. 저는 이번 연휴에 집에 내려가면 부모님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산에 가볼까 합니다.
하고 많은 것 중 왜 ‘등산’이냐구요? 제가 얼마전 ‘돼지풀’의 실체를 알았기 때문이죠. 부모님과 함께 돼지풀 뽑으려구요. 부모님이 모르시고 계시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식물 생리생태실험>이란 수업에서 배웠어요. 3주에 걸쳐 이루어지는 실질적 식물생태조사에 앞서 우선 강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식물들의 학명과 식물분류들 설명에서 어찌나 멍하던지요. 그런데 갑자기 제 눈을 번뜩이게 하는 이야기가 들렸습니다.
돼지풀이라고 아세요?
식물의 이름마저 친숙하게 느껴지는 ‘돼지풀’.
여러분들은 ‘돼지풀’이라고 알고 계셨는지요. 이 식물은 한국전쟁 당시 유입되어 강력한 번식력으로 전국에 퍼졌다고 합니다. 해를 끼치지 않으면 좋으련만 이 풀의 꽃가루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각종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는 물질로 가축사료로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교수님은 산에 가서 이것을 발견하면 즉시 그 자리에서 뽑아버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처음 듣는 내용에 신기했습니다. 정말 그렇게 번식력이 좋을까?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요인이라고? 의문만 들뿐이었습니다.
드디어 강의가 끝나고 직접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평소에는 그냥 지나쳤던 녹색 빛만 띄는 풀들의 종류가 어찌나 많던지 정신이 없더군요. 한편으로 내 주변 환경에 무관심했던 것 같아 나를 돌아보게 하는 계기도 됐지요.
갑자기 교수님의 탄성과 함께 학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이것이 돼지풀이예요. 아이고. 이거봐라. 여기 다 퍼졌네. 보자마자 뽑아요. 아까 얘기했죠? 얼마나 안좋은지."
그리고는 뽑기 시작하셨습니다. 순간 긴장감마저 감돌어요. 교수님의 표정과 목소리를 들으니 위험대상 0순위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리곤 모두들 뽑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추석에 성묘하러 가시는 분들, 여행 가시는 분들 등 산과 함께 하는 분들은 ‘돼지풀’이 보이면 바로 뽑아버리세요. 알레르기, 호흡기 질환이여 이제는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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