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기자들, 대선 '당선가능' 이명박 꼽아

[지역언론 별곡-149] 한국편집기자협, 편집기자 대상 '언론환경과 대한민국' 설문조사

등록 2006.10.01 12:16수정 2006.10.0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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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한국편집기자협회보>는 자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대선 설문조사 결과를 9월 30일자 1면에 실었다.

<한국편집기자협회보>는 자체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대선 설문조사 결과를 9월 30일자 1면에 실었다. ⓒ 한국편집기자협회

한가위 민심을 사로잡기 위한 정치인들의 행보가 분주하다.

지역마다 대권경쟁의 불씨가 활활 지펴오르고 있다. '대선 정치의 계절'이라고 하기엔 다소 이른 감이 있지만 이례적으로 언론사 편집기자들이 '여론의 풍향'을 일찌감치 진단해 내놓았다. 어떤 모습일까.

한국편집기자협회(회장 김윤곤)는 창립 42주년을 맞아 전국 50개 회원사 1000여명을 대상으로 '편집기자가 바라본 언론환경과 대한민국'이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9월30일자로 발행한 편집기자협회보(82호)에 특집으로 소개해 시선을 끈다.

'당선가능성' 이명박, '후보선호도' 손학규 각 1위

정치, 경제, 인터넷, 신문편집 등 5개 분야에 걸쳐 실시한 이번 조사는 미디어 의제를 설정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편집기자들의 평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제목과 레이아웃 등을 통해 미세한 시대 흐름을 바로잡는 편집기자들이 바라보는 내년 대선구도는 당선가능과 선호인물에서 차이를 나타냈다. 지역별로도 큰 차이를 드러냈다. 분할된 지역구도가 여기에서조차 확연하게 나타났다.

전국 일간신문, 통신사 편집기자들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차기 대통령 선호도 조사에선 손학규 전 경기지사를 가장 높게 선택했다.

설문결과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관해선 이명박 전 시장(47.1%), 고건 전 총리(20.2%),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19.2%) 순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러한 '3강(强)' 구도와는 달리 나머지 후보들, 특히 여당 예비 주자들은 1%대의 지지에 그쳐 대조를 이뤘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1.7%),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유시민 보건복지부장관(1.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선호도 조사에선 손학규 전 지사(25.2%), 이명박 전 시장(20.0%), 고건 전 총리(14.7%), 김근태 의장(8.8%), 박근혜 전 대표(8.7%)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선호도 조사에서 당선 가능성 4위(6.2%)를 차지한 손학규 전 지사가 이명박 전 시장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점이 이채롭다. 손 전 지사의 '100일 민심대장정' 등이 편집기자들에게 크게 호감을 준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최근 해외순방 중인 박근혜 전 대표의 경우 당선 가능성은 3위를 차지했으나 선호도 부문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수도권' 손학규, '호남' 고건, '대구ㆍ경북' 이명박

a 편집기자들의 정치분야 설문조사에서도 지역적인 편차가 드러났다.

편집기자들의 정치분야 설문조사에서도 지역적인 편차가 드러났다. ⓒ 한국편집기자협회

그러나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지역편차를 극복하진 못했다.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한 인물(선호도)' 질문에서 1위를 차지한 손학규 전 지사(25.2%)는 지역별로 서울(28.8%) 인천ㆍ경기(30.0%) 부산ㆍ경남(27.5%)에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손학규 전 지사에 5.2%포인트 뒤진 이명박 전 시장(20.0%)은 충북ㆍ강원(33.3%) 대구ㆍ경북(28.1%)에서, 고건 전 총리(14.7%)는 대전ㆍ충남(26.3%) 광주ㆍ전남(52.2%) 전북(25%)에서 지역별 선두를 지켰다.

또한 손학규 전 지사는 남성(27.4%) 근무연수 '15년차 이상'(37.7%), 이명박 전 시장은 '10년~15년차'(23.3%), 고건 전 총리는 여성(22.6%) '5년차 미만'(19.4%)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

박근혜 전 대표(8.7%)는 대구ㆍ경북(18.8%)에서 선전했지만 다른 지역에선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일반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와는 상당한 차이를 보인 대목이다. 강금실 전 법무장관은 7.2%,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은 2.1%의 지지율을 보였다.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 확률이 높은 인물(당선 가능성)' 질문에서 1위를 차지한 이명박 전 시장 역시 서울(54.2%) 대구ㆍ경북(50%) 부산ㆍ경남(50%) 지역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었다.

그러나 고건 전 총리는 광주ㆍ전남(56.5%) 전북(50%)에서 50%가 넘는 응답률을 기록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인천ㆍ경기(36.7%) 대구ㆍ경북(28.1%) 지역서 상대적으로 높은 응답률을 보임으로써 '지역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지지정당 없음' 48.8%, '대통령 4년중임제' 선호

한편 이번 설문조사에서 편집기자들은 우리나라에 가장 적합한 권력구조에 대해 70.2%가 대통령 4년 중임제로의 개헌을 원했으며 지지정당이 없다는 응답결과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권력구조에 대한 조사에선 현행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유지하자는 응답률은 22.4%였으며, 내각제는 6.6%, 이원집정부제는 0.8%에 그쳤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48.8%가 '지지정당 없음'을 선택했다. 이는 편집기자들이 정치에 대한 불신보다는 직업적 시각이 감안된 결과로 해석된다.

'지지정당 없음'을 제외한 정당 지지도는 민주노동당(19.1%), 열린우리당(16.5%), 한나라당(12.8%), 민주당(1.9%), 국민중심당(0.9%) 순으로 나타나 일반 민심과는 상당한 차이를 드러냈다.

한나라당은 텃밭 대구ㆍ경북(14.7%) 부산ㆍ경남(7.7%)에서도 민주노동당에 밀려 2위에 그쳤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광주ㆍ전남(25.0%) 전북(34.5%)에서 선두자리를 차지했다. 근무연수별 분석에선 '5년차 미만'은 열린우리당(20.4%), '15년차 이상'은 한나라당(22.3%)에 대한 지지율이 높았다.

이밖에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가장 큰 장애요인'으로는 전체 응답자의 43.5%가 정책부재를 지적했으며 정부규제(16.3%), 노사분규(15.9%), 반기업 정서(7.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인터넷 분야의 질문에서 편집기자들은 검색사이트 중 네이버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80.1%). 이어 다음(11.3%), 야후(4.2%), 엠파스(1.5%), 네이트(1.4%), 파란(0.8%) 등이었다. 방송 3사의 메인 뉴스 중 KBS-1TV 9시 뉴스가 가장 공정하다고 평가했다(44.4%).

"변화는 인정하나 보완이 필요"

a 편집기자들은 대부분 변화를 인정하지만 보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편집기자들은 대부분 변화를 인정하지만 보완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 한국편집기자협회

국내 신문들의 편집현실을 묻는 질문에서 응답자들은 '신문의 위기' 속에서도 한국 언론 발전을 위해 자기계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교육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신문의 시각화 추세에 발맞춰 디자인(비주얼) 교육을 가장 많이 받고 싶어 했다(47.4%). 다음으로는 편집기자의 정신(21.1%), 뉴스밸류 측정(13.3%) 교육 등도 우선순위에 포함시켰다.

뉴미디어의 발달로 신문 제작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데, 이러한 흐름에 대한 찬반양론의 목소리가 나왔다. '편집업무의 환경변화에 대한 인식'은 '변화는 인정하나 보완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76.4%로 가장 많았고, '업무량 증가 등 부정적인 변화다'(13.6%), '시대 흐름에 맞춘 긍정적인 변화다'(10.0%) 순이었다.

a 이번 설문조사 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에는 성별, 지역별 차이가 나타난다.

이번 설문조사 대상자들의 일반적 특성에는 성별, 지역별 차이가 나타난다. ⓒ 한국편집기자협회

그런가 하면 가장 시급한 과제로 임금인상(45%)을 꼽는 등 응답자의 62%가 다른 업종으로 전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혀 대체적으로 편집기자들은 변화에 순응하면서도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스스로의 권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국편집기자협회 소속 편집부기자와 데스크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는 지난 9월 11일 전국 54개 회원사에 설문지를 발송, 9월 22일 46개 회원사로부터 총 943부 중 668부를 회수 받아 71%의 응답률을 보였다.

이번 설문조사 대상자들의 일반적인 특성을 보면 남성(73.4%)이 여성(26.6%)보다 훨씬 많았으며 근무지역별로도 차이를 드러냈다.

서울이 61%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 가운데 부산·경남(8%), 인천·경기(7.7%), 대전·충남(6.6%), 대구·경북(5.3%), 전북(4.4%), 광주·전남(3.6), 충북·강원(3.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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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가 패배하고,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고,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니다. 이성의 빛과 공기가 존재하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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