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단체, "안양9동 사태 진상규명하라"

고 백기숙씨 사망사건 관련 기자회견

등록 2006.10.03 17:01수정 2006.10.0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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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청 본관앞에서의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 최병렬

경기도 안양시 안양9동 보영운수 차고지의 천연가스(CNG) 충전소 건립에 반대하던 안양9동 주민이 운수회사 측과의 몸싸움 도중 사망하자 시민사회단체가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 가운데 안양9동 주민들도 시청에서 시위를 펼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특히 이날 기자회견에서 사망자인 백기숙씨의 유가족인 백항기(오빠)씨는 "진상이 규명될 때까지 장례 안 지내고 그냥 있겠다. 주민대책위와 뜻을 같이 하겠다"고 말했으나 유가족들은 3일 오전 긴급히 장례를 치르고 의왕에 있는 선산에 안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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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앞에 모인 주민대책위와 시민사회단체대책위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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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이어 주민들의 항의 시위가 전개됐다 ⓒ 최병렬

공무원노조안양시지부, 민노당, 안양민예총, KYC, 시민권리찾기운동본부, 안양사랑청년회 등 9개 시민사회단체들은 '안양9동 고 백기숙씨 사망사건 진상규명과 가스충전소문제 해결을 위한 안양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해 지난 2일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시청 본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9월 26일 안양9동 주민들이 보영운수 가스충전소 설치공사를 반대하던 중 회사 직원들의 무자비한 폭력과 안양시의 방조속에 다수의 주민들이 부상당하고 사경을 헤매던 아주머니는 1일 주검으로 우리곁에 있다"고 말했다.

또 "안양9동 주민 백기숙씨의 억울한 죽음은 안양시 당국과 보영운수에 의해 자행된 타살이며 주민무시, 행정편의주의, 인명경시풍조가 낳은 살인만행"이라며 "이번 사태는 이미 예견된 것으로 안양시의 시민경시태도가 발단이 되어 벌어진 것이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번 고 백기숙씨의 죽음은 63만 안양시민의 죽음"이라면서 "안양시의 독선적 행정과 지역정치인과 연관된 업체 두둔, 단체장의 인명경시 태도가 고쳐지지 않는 한 제2, 제3의 시민죽음이 없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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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의 입장을 밝히는 김주현 주민대책위원장 ⓒ 최병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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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를 발표하는 박길용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 ⓒ 최병렬

대책위는 "안양시가 개발논리를 앞세워 지역시민의 의견은 무시한 채 진행하는 독선적 행정과 인명경시태도, 이에 편승해 자신의 배만 불리는 자본(보영운수)과 관련 정치인이 자행한 대 시민 테러로 규정하며 재발방지및 사태해결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안양군포의왕환경운동연합의 박길용 공동의장은 '선량한 주민을 죽음으로 내몬 안양시장과 보영운수를 규탄하다'는 성명 발표를 통해 "충전소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것과 고 백기숙씨 사망사건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그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안양9동 주민 100여 명이 함께 한 가운데 주민대책위원회의 김주현(63) 위원장은 "보영운수와 탁상행정을 일삼는 관계 공무원 및 신중대 안양시장은 물러가라"며 "1급 주택지인 안양9동 창박골에 고압가스충전소 건립은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태는 안양관내를 운행하는 시내버스인 보영운수 측이 안양9동 창박골 차고지에 천연가스 충전소를 건립키 위해 지난 3월 안양시로부터 승인을 받았지만 주민들의 반대에 밀려 공사를 하지 못하다 9월26일 포클레인을 동원 공사를 강행하면서 빚어졌다.

특히 보영운수 차고지 사고현장에서 쓰러진 주민 백기숙씨는 의식불명 상태에 있다 결국 10월 1일 오전 9시12분께 한림대성심병원에서 뇌지주막하 출혈로 사망했다. 2일 오전 실시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부검 결과는 수일이 경과돼야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경찰측은 "백기숙씨의 사망의 직접 사인은 현재로서는 불상"이라며 "주민들과 회사측이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에 직접 타격을 가하고 쓰러지는 장면이 없어 직접적인 사고 원인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증인을 찾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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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시청은 오후 늦게까지 항의 목소리로 넘쳤다 ⓒ 최병렬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시민 알권리 운동을 펼치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시민 알권리 운동을 펼치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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