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데이야 화이트데이야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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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라톤 출발을 앞둔 동두천종합운동장 ⓒ 정길현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는 '천사'들의 힘을 모아 어려움에 처한, 실의에 빠진 이웃에게 희망을 전하는 운동이다. 매년 10월 4일 열리는 '천사(1004)데이' 행사를 앞두고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가 있는 경기도 동두천시 사무소를 찾았다.

사무실 사람들은 '2006 천사데이 및 제4회 천사하프마라톤대회'(10월 3일)를 준비하느라 야간작업까지 하는 등 모두 눈코 뜰 새 없이 비상이었다. 전국마라톤협회와 자매결연한 하프마라톤은 '나눔과 사랑을 실천하는 천사데이'란 주제로 열린다.

참가비는 5㎞ 마라톤은 1만원, 마니아는 2만원, 10㎞ 마라톤과 하프마라톤은 3만원이다. 수익금 전액은 '천사데이'인 10월 4일 전국의 소외 받는 이웃과 난치병 어린이의 수술비로 전달된다.

▲ 천사데이 행사 준비를 위해 늦은 밤까지 마무리 작업을 하는 직원들 ⓒ 정길현

"무분별한 외국의 데이(day) 문화에서 탈피해 우리나라 고유의 봉사문화, 사랑과 감동을 전하는 고정적인 데이 문화 정착을 위해 매년 10월 4일을 기념일로 정해 '천사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천사데이는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에서 만든 날로 상업화를 위해서가 아니라 전 국민이 나눔과 봉사로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날입니다. '빼빼로데이'나 '발렌타인데이'처럼 당당히 기념일로 자리 잡아갈 것입니다." 동두천 천사운동본부장 김지욱(46)님의 이야기다.

▲ 마라톤 시상식을 하는 희망지킴이 천사운동본부 김지욱 본부장(가운데 검은 조끼) ⓒ 정길현

현재 동두천 천사운동본부에 매월 1만원씩 후원금을 보내주는 천사회원이 약 2500명이라고 한다. 각 지방에 15개의 본부가 있으며 추후 232개의 시, 구, 군에 천사운동본부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해를 거듭할수록 전국에서 '천사데이'를 맞이해 다양한 행사가 벌어지고 있다.

▲ 천사운동본부 전국 설립 현황 (현재 15개 천사운동본부 설립) ⓒ 정길현

지난 9월 28일 국회 중앙 분수광장에서 사회소외계층과 마음을 나누는 '국회천사운동본부 출범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국회의장과 여권 핵심 인사들이 사랑실천 천사 후원 가입서에 서명했다.

대한간호협회도 매년 10월 4일 '천사데이' 행사를 열고 있으며 교회를 중심으로 이러한 운동들이 우리의 고유행사(기념일)로 자리 잡아갈 것이다. 필자도 동북아시아의 한국에서 발원한 풀뿌리 '천사데이' 운동이 세계적인 운동으로 도약하기를 기원한다.

올해는 40명의 동두천성당과 일반 자원봉사원들로 구성된 '천사기동대'가 동두천 택시운송조합에서 제공한 10대의 택시에 나누어 타고 관내 독거노인 및 결손가정, 장애인 가정 10집을 선정해 집수리, 무료 건강검진, 생활용품과 밑반찬 전달 등 훈훈한 사랑을 나누었다.

▲ 소외된 불우이웃을 돕기 위해 행사장을 출발하는 천사기동대 봉사 요원들 ⓒ 정길현

"참빛팀에서는 소년소녀가장들을 돕고, 학력향상을 위해 공부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집에 방문해 어려운 점은 없는지 상담하고 있습니다. 또한 소년소녀 가장들이 반찬에 신경 쓰지 않도록 찬거리 봉사활동 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참빛팀장의 이야기다.

▲ 소년소녀가장들을 위한 공부방 운영을 맡고 있는 최용수 '참빛' 팀장 ⓒ 정길현

3일 열린 마라톤행사에는 에이스 태양 태권도장의 관원들이 시범경기를 펼쳤고 난치병환자를 돕기 위해 5Km 최연소 참가 선수로 여자어린이 홍주연(6)양과 남자어린이 김한주(6)군이 뛰었다. 특히 구족화가 이윤정씨가 휠체어를 타고 왼발가락으로 기계를 조작하며 5Km 구간을 완주해 많은 시민과 미군병사들에게서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왼발가락으로 기계를 조작하며 골인 지점에 들어서는 구족화가 이윤정(33)

미 2사단 데니카우스키 중령(DaniKowski)은 "천사데이에 마라톤도 하고 불우한 이웃과 난치병환자를 도울 수 있어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병헌 어린이는 "올해는 천사데이가 추석연휴와 겹쳐 우리 한국인보다 미군아저씨들이 더 많이 참가해 부끄러웠어요, 내년에는 우리 한국인이 더 많이 참가해주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