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에델바이스와 관련되어 전해지는 전설은 이렇다.
눈과 얼음에 싸인 스위스의 알프스 산 위에 청아하고 아름다운 소녀가 살고 있었답니다. 이름은 에델바이스였고 얼음으로 된 집에서 혼자 살았습니다. 에델바이스는 원래 천사였는데 변덕스러운 신이 소녀로 만들어서 산꼭대기로 내려 보낸 것이었습니다.
에델바이스는 혼자 있어도 지루한 것을 몰랐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얼음집 문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습니다. 커다란 배낭을 짊어지고 한 손에 피켈을 쥔 남자였습니다.
"아니, 너 같은 여자 아이가 어떻게 이런 산꼭대기까지 올라왔니?"
등산가는 얇은 옷 한 장에 맨발인 에델바이스를 뚫어지게 쳐다보았습니다. 에델바이스는 대답대신 방긋 웃기만 했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남자의 마음을 설레게 했습니다.
"어디서 왔니? 이름은?"
"에델바이스."
등산가는 하산 후 그가 겪은 꿈같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전했고 남자가 들려준 이야기에 사람들은 놀랐습니다. 수많은 남자가 얼음집과 소녀를 보려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지만 목숨을 건 등반에서 성공한 사람은 아주 극소수였습니다. 에델바이스는 산에 올라온 남자들에게 미소를 보냈지만 마음은 슬픔으로 가득 찼습니다.
"제발 저를 멀리 데리고 가 주세요. 내가 없어지면 목숨을 걸고 등산을 하는 사람들도 없어질 테니까요."
에델바이스는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했습니다. 그때야 비로소 변덕스러운 신은 한 천사를 소녀로 만든 것이 생각났습니다. 신은 한 줄기 빛을 보내 에델바이스에게 천사의 모습을 되찾아 주었습니다. 얼음집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그 곳에는 새하얀 꽃이 피었습니다. 높고 험한 산을 오른 자만이 만날 수 있는 청아한 꽃을 사람들은 에델바이스라고 불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