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증후군으로 고생하는 어머니들이 많다.김현수
그렇게 차례와 아침식사를 마친 뒤 우리 가족은 충남 천안으로 향했다. 2시간 30분이 걸려 산소에 도착하자마자 엄마는 또 성묘 음식을 꺼내 보기 좋게 놓기 시작했고, 성묘가 다 끝나자 남은 잔반을 처리하는 몫도 맡았다.
그리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오는 길은 차가 매우 막히는 바람에 4시간이 넘게 걸렸다. 집에 들어온 시각은 오후7시다. 할머니와 아버지 그리고 나는 피곤에 지쳐 각자 방으로 들어가기 바쁘다.
하지만 엄마는 이제부터 다시 일을 시작한다. 이틀간 어질러진 집안을 정리정돈하고, 청소한 뒤 걸레질로 마무리한다. 빨래를 돌리고 너는 일도 한다. 그러나 여기서 끝이 아니다. 남은 음식과 다음날 먹을 음식들을 다시 정리하고 국은 쉬지 않게 다시 데우며….
휴… 아무튼 끝이 없다.
엄마는 천하무적 슈퍼우먼?
결국 엄마가 잠을 잔 시각은 새벽 1시…. 나머지 식구들은 곤히 잠이 들어있던 시간이다.
다시 아침이 밝았고 아직 추석연휴가 끝나지 않은 오늘도 엄마는 그렇게 아침에 오뚝이처럼 일어나 일터로 향했다.
문득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우리 엄마는 천하무적 슈퍼우먼인가?
엊그제 엄마가 한 말씀이 생각난다.
"추석 전날에는 이상하게도 잠이 안 와. 몸도 아프고… 그런데 추석당일 이후부터는 그렇지가 않거든…."
이런 게 바로 이 땅 어머니들이 공통적으로 겪는 '명절증후군'이란 건가 보다.
엄마는 일요일에도 또다시 일터로 갈 것이다.
'왜 그때는 그 말을 쉽게 듣고 흘렸을까'
나의 무감함을 다시 한번 반성하며 곧 있으면 돌아오실 나의 천하무적 슈퍼우먼을 위해 풀코스 안마를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