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골 강진으로 가을여행을 떠나요~

월출산 무위사에서 머리가 맑아지다~

등록 2006.10.09 20:09수정 2006.10.09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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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전날 이른 시간에 어머님이 기다리시는 강진으로 달렸다. 다음 날이 추석이라 서둘러 내려가는 길이었다.

기분과는 달리 내려가는 차속에서 아침 햇살이 어찌나 강하던지 숨죽은 채소마냥 풀이 죽어버렸다. 안경을 벗어봐도, 선글라스로 바꿔봐도, 눈이 부시고 심지어는 머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영산포 홍어의 거리를 지나던 중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차량이 많지 않았다. 모처럼 가족여행을 떠나는 그런 기분으로 가는 길이다.

아무래도 그늘에서 조금이라도 쉬면 괜찮을까 싶어서 우리 가족은 무위사를 잠시 들르기로 했다. 무위사 큰 나무 아래서 잠시 쉬면서 여유를 찾고 맑은 공기를 마시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기에...

무위사 입구 전통찻집

무위사는 영암을 거쳐 강진군 성전면 월하리에 위치해 있다. 입구에 전통찻집은 이른 시간이라 문이 닫혀 있다. 처마 밑에 코스모스는 아침 바람에 한들한들 거리고, 가을 하늘은 청명하기 이를데 없다.

아들 준호와 딸 자연이는 차에서 내리지 않고 그냥 할머니 집으로 가자며 졸랐다.
얼른가서 사촌들과 놀고 싶은데, 절에 들리자고 하니 잔뜩 짜증을 냈던 것이다.


'월출산 무위사' 입구

월출산 자락에 자리 잡은 무위사는 언제가도 나를 반기는 듯한 여유가 느껴진다.
이렇게 좋은데 아이들은 차에서 밖을 내다볼 뿐이다. 얌전히 누워있는 개 '자성'(사진에 조그맣게 보이는 하얀 개)이만 탓하고 말이다. 애들이 좋은 곳을 보여주려는 부모 마음을 저렇게 몰라주니 답답할 뿐이었다.

우선 월출산 무위사를 소개를 해본다.

월출산 남쪽에 있는 무위사는 사적기에 따르면 617년 관음사로 창건하였고 도선국사가 두 번째 중창하면서 갈옥사, 고려시대에 선각대사  형미가 세번째로 재건하면서 모옥사라 했다고 한다. 통일신라시대 선각대사가 이 절의 주지로 있을 당시 무위갑사라는 절 이름도 보인다. 조선 명종 10년에 태감선사가 중창하였는데, 건물이 30여채, 암자가 35개소였다.

절 안에는 조선 세종 12년(1430)에 건립된 주심포 맞배집인 극락보전이 국보 제 13호이며 고려 정종 원년(946)에 선각대사 편광탑비는 보물 제 507호이다. 극락보전은 조선초기의 목조건물로 절대연대가 확인되어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으며 여섯차례(1956-1984)에 걸쳐 보수공사를 실시하였으며 이때 분리된 벽화는 보존각에 따로 전시하고 있다.

무위사로 올라가는 중

나무 아래 그늘을 보고 뚜벅뚜벅 오르는 중이다. 쏴~쏴~ 약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나뭇잎 소리에 영화속 한 장면이 연상이 되는게 아닌가?


무위사 극락보전

극락보전은 불교의 이상향인 서방극락정토를 묘사한 건물이다.  이 건물은 조선 세종 12년(1430)에 지어진 우리나라 대표적인 목조건축의 하나이다. 건물 자체가 국보이지만 내부에는 조선 성종 7년(1476)에 그림을 끝맺었다는 화기가 적혀있는 아미타 후불 벽화 (보물 제 1313호)가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이 그림은 토벽에 그려진 가장 오래된 후불 벽화로 화려하고 섬세했던 고려불화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받은 명작이다. 무위사에 현존하는 대부분의 건물은 1555년에 건립된 것이나, 극락보전만은 비교적 이른 시기인 세종 12년(1430)에 건립했다. 규모는 정면 3칸, 측면 3칸이다. 지붕은 옆에서 볼때 사람인(人)자 모양의 맞배지붕이다. 직선재료를 사용하여 간결하면서 균형을 잘 이루고 있는 조선초기의 건물로 뛰어나다.

극락보전 내의 불상

무위사 극락보전내에 봉안되어 있는 조선초기 목조불상으로서 가운데 아미타불이 있고 그 오른쪽에 두건을 쓴 지장보살이 있으며 왼쪽에 보관을 쓴 관음보살이 있는 아미타삼존상이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지는 중

떨어지는 낙엽소리에 기분이 좋아지고 큰 나무에 가리워진 그늘은 머리가 맑아지게 하기에 충분했다. 벌써 이렇게 낙엽이 떨어지면 어쩌란 말인가? 내 마음에 가을은 이제야 오고 있는데 말이다.

한가로운 무위사 마당에 낙엽이 깔려있다.

무위사에는 극락보전, 목조 미타삼존불 좌상, 극락전 아미타 후불벽화, 극락전 백의 관음도, 선각대사 편광탑비, 극락전 내벽사면벽화와 같은 보물들이 가득하다. 월출산 산행을 마치고 한번쯤 들려보길 권하고 싶다. 소박하면서 은은하고 찾고 싶은 그런 곳이기 때문이다.


무위사 범종각

저 멀리 월출산이 보인다.

아들과 딸은 아무래도 안되겠는지, 계속해서 밖을 응시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얀개 자성이가 다리를 다쳐서 잘 걷지 못한다는점을 관찰했고, 입구 상점에서 아이스크림을 파는것을 알아챘다. 결국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사서 먹으면서 무위사를 나왔다.

준호는 커서 개를 좋아하는 여자와 결혼하겠다고 하고, 자연이는 개를 좋아하지만, 개를 키우지는 않는 사람과 결혼하겠다는 둥 농담을 하면서 말이다. 나는 늦게 가서 시댁에서 쫓겨나면 어쩌나, 하는 농담을 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어머님께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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