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활동보조제도화 요구 장애인들 '삭발'

12일 경기도청 정문 앞, 경장연 중증장애인 활동가 10명 삭발식 진행

등록 2006.10.13 14:02수정 2006.10.13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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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요구하며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36일째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는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상임대표 김병태, 아래 경장연)가 12일 오후3시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경기지역 활동보조인서비스 생활시간 쟁취를 위한 중증장애인 삭발 투쟁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a 12일 오후3시, 경장연 중증장애인 활동가 10명은 활동보조인서비스 생활시간 쟁취를 위한 삭발식을 진행했다.

12일 오후3시, 경장연 중증장애인 활동가 10명은 활동보조인서비스 생활시간 쟁취를 위한 삭발식을 진행했다. ⓒ 위드뉴스

이날 경장연은 "경기도는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의 협상 의지가 없고, 중증장애인의 생존권적인 문제를 무시하고 있다"며 "이에 활동보조인서비스 생활시간 확보를 위해 투쟁의 수위를 높여 우리의 의지와 결의를 모아내고자 삭발투쟁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경장연은 지난 9월 7일 경기도에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를 요구하며 노숙농성에 돌입했으나 현재까지 경기도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지난 10일에는 릴레이 철창 1인 시위에 돌입했지만 경찰에 철창을 빼앗겨 이마저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경장연은 이날 집회를 진행하기 위해 경기 수원 남부경찰서에 집회신고를 접수하려 하였으나 불법적 시위가 예상된다는 이유로 집회금지통보를 받았으며, 이에 대해 경장연은 "집회는 신고제인 것이지 자의적으로 경찰이 미리 짐작 판단하여 허가의 형태를 취하는 것은 집회의 자유를 억압하고 탄압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삭발은 장애인들의 피눈물, 장애인들의 권리 쟁취하자"

이날 경장연 김병태 상임대표는 "얼마 전 보건복지부 유시민 장관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면담을 갖고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에 대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요구에 합의한 바 있으며, 대구, 인천, 충북 등의 다른 지자체에서도 추경예산을 편성해 활동보조인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며 "그러나 경기도는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에 대한 우리의 요구에 대해 답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a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병태 상임대표가 삭발을 하고 있다.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병태 상임대표가 삭발을 하고 있다. ⓒ 위드뉴스

김 상임대표는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취임연설에서도 중증장애인의 인권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히고, 당선되기 전 도우미뱅크 운영과 활동보조인서비스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으나, 현재 예산을 핑계로 우리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예산은 한정되어있기 마련이다. 장애인복지관련 예산이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발생되는 것"이라며 김 도지사의 약속이행을 촉구했다.


이어 수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신승우 활동가는 "장애인이 사람답게 살려고 하면 정부나 지자체는 돈이 없어서 못해주겠다고 한다"며 "김문수 도지사는 세계속의 경기도를 만들겠다고 한다. 그런데 경기도의 장애인들은 시설에 수용되고, 집구석에 처박혀 있어야만 하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a 이날 삭발식 이후, 경장연 소속회원들은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만나기위해 경기도청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이날 삭발식 이후, 경장연 소속회원들은 김문수 경기도지사를 만나기위해 경기도청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에 의해 제지당했다. ⓒ 위드뉴스

참가자들의 발언에 이어, 경장연 소속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의 삭발식이 진행됐다. 이날 삭발식에는 경장연 김병태 상임대표(42, 지체3급)를 비롯한 10명의 활동가들이 참여했다.


이날 삭발식에 대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집행위원장은 "우리가 투쟁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중증장애인의 현실에 대해 관심 갖지 않는다"며 "삭발은 우리의 피눈물이다. 삭발을 통해 우리가 지금까지 빼앗겨 왔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자"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장연은 삭발식을 통해 잘려진 머리카락을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전달하기 위해 경기도청 진입을 시도했으나, 경찰이 경장연 소속회원들의 출입을 막아 30분 가량 마찰을 빚기도 했다.

결국 경장연은 머리카락을 김문수 경기도지사에게 전달하지 못하고, 이날 오후 5시경 "우리는 한줌의 재가 될지라도 우리의 요구를 끝까지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겠다"며 경기도청 정문 앞에서 머리카락을 태우고 마무리 집회를 연 뒤 해산했다.

끝으로 경장연은 "오늘 우리의 삭발식은 활동보조인이 없어서 쓸쓸히 죽어간 모든 중증장애인들의 원한이며 우리를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았던 경기도와 경찰에게 보내는 경고"라며 이번 10월을 총력투쟁기간으로 정하고, 앞으로 더 큰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a 이날 삭발식에서 잘린 머리카락을 태우고 있다.

이날 삭발식에서 잘린 머리카락을 태우고 있다. ⓒ 위드뉴스

덧붙이는 글 | 삭발자 명단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병태(42, 지체3급), 서명석(28, 뇌병변1급)
수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신승우(35, 뇌병변2급), 정정수(39, 지체1급), 장경수(38, 뇌병변1급)
부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황철주(51, 뇌병변1급), 공소규(39, 뇌병변1급)
시흥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유현(31, 뇌병변1급), 김양근(40, 지체1급)
경기인권포럼
정윤상(38, 지체1급)

*윤보라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기자이며,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덧붙이는 글 삭발자 명단
경기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병태(42, 지체3급), 서명석(28, 뇌병변1급)
수원장애인자립생활센터
신승우(35, 뇌병변2급), 정정수(39, 지체1급), 장경수(38, 뇌병변1급)
부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황철주(51, 뇌병변1급), 공소규(39, 뇌병변1급)
시흥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유현(31, 뇌병변1급), 김양근(40, 지체1급)
경기인권포럼
정윤상(38, 지체1급)

*윤보라 기자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www.withnews.com)기자이며, 이 기사는 위드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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