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북한이 지난 9일 핵실험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방사능을 탐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들은 곧 북한의 핵실험 사실을 공식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미 CNN방송은 14일 "미국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으로 의심되는 장소에서 여러 차례 실시한 대기 테스트를 통해 방사능 물질을 탐지했다"고 미 정부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CNN은 "정부당국자는 수집된 정보가 예비적인 것이라고 말했지만, 이것이 확인되면 핵실험 충격 후 처음으로 북한의 주장을 인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CNN은 "미 공군은 핵실험 직후부터 방사능 탐지기인 WC-135 콘스턴트 피닉스를 한반도 상공에 띄워 공기 샘플을 채취, 핵폭발 시 발생하는 방사능 물질 함유 여부를 탐지해왔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그 동안 핵실험을 했다는 북한의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지진파의 감지에도 불구하고 북한 대기에서 방사능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핵실험 사실을 공식 인정하지 않고 '북한의 핵실험 주장'등의 용어를 사용해왔다.
이로 인해 북한이 정말 핵실험을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증폭돼 왔으며, 심지어 북한이 다량의 폭약을 터뜨리고 핵실험으로 위장했다는 일부 주장까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이번 방사능 검출 사실 확인으로 이 같은 논란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정부도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함북지역에서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을 미국이 통보해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14일 "오늘 오전 미국으로부터 한반도 상공의 대기샘플 분석 결과, 방사능 물질이 검출됐다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미측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으로 사실상 인정했다"고 밝혔다.
라이스 미 국무장관, 한·중·일 순방
한편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핵실험 발표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오는 17일부터 22일까지 일본, 한국, 중국을 차례로 순방한다고 숀 매코맥 국무부 대변인이 13일 발표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번 순방에서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를 실제 이행하는 방안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매코맥 대변인은 설명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라이스 장관의 이번 순방은 또 한국 및 일본과의 "기존 동맹을 재확인하고 그 힘과 힘의 강화 방안에 관해 얘기할 기회"라고 말해,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등 안보공약을 거듭 천명하는 목적도 있음을 시사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와 함께 "현 상황과 안보 상황에 관해 방문국 지도자들과 다소 더 광범위한 대화를 가질 것이며, 비확산에 관해서도 광범위하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코맥 대변인은 북핵 6자회담을 포기했느냐는 질문에 "그동안 얘기해온 대로 6자회담은 그대로 있다"며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에 진지하게 나서기로 하면, 6자회담이 그것을 위한 장치로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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