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을 선별하고 있는 학생들.이태욱
명절 후 '과일 모으기'는 우리 학교(부산의 동아공업고등학교)의 연례행사로 십여 년 넘게 하고 있는 행사입니다.
명절 때 장만해 둔 과일을 가져와 불우이웃을 돕는 행사지요. 이번에도 추석을 보낸 다음 과일을 모았습니다. 처음에는 '사과 모으기' 행사로 시작했는데 요즘에는 제사를 지내지 않는 집도 많아 '과일 모으기'로 이름을 바꾸었습니다.
그렇게 모은 과일을 총정리하는 일을 지난 13일에 했습니다. 학생들이 가져온 과일은 사과는 대부분인데 올해는 배값이 많이 떨어져서인지 배도 제법 있습니다. 그밖에도 감도 있고 참외도 보입니다. 상한 것도 몇 개 있는데 이런 건 당연히 가려냅니다.
어떤 학부모는 이 행사를 뜻있게 여겨 과일 몇 개를 정성스레 싸서 보내기도 합니다. 물론 아무리 말해도 '마이동풍'인 학생도 있습니다. 자발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행사의 중요성을 강조만 할 뿐 강요하지는 않습니다.
학교가 공부만 하는 곳인 줄로 착각하는 사람이 더러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 시험과 관련 없는 일에 시간을 할애하면 불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닙니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것이 공부보다 더욱 중요합니다. 여행도 가 본 사람이 자주 갑니다. 봉사도 마찬가지로 해 본 사람이 자꾸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봉사 정신은 학창 시절에 많이 익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