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부족한데 조미료는 겁난다?
우리집표' 조미료를 넣어보세요

밥숟가락으로 떠넣어도 걱정 없는 건강 조미료입니다

등록 2006.10.16 19:31수정 2006.10.17 12:26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말린 표고버섯과 새우를 갈아 만든 천연조미료입니다.

말린 표고버섯과 새우를 갈아 만든 천연조미료입니다. ⓒ 이효연

이 사진은 요즘 한창 신선한 표고버섯과 마른 새우를 갈아 만든 천연 조미료입니다.


음식을 만들다보면 재료를 충분히 넣었는데도 무언가 맛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될 때가 있습니다. 짜지도 싱겁지도 않고 그렇다고 맛이 없는 것도 아닌데 어쩐지 허전할 때! 그 빈 곳을 채워줄 수 있는 '조미료'에 생각이 미치게 마련이지요.

그런데 '조미료'하면 바로 생각나는 대표적인 '00'이니 '000' 등은 슈퍼마켓에 가면 쉽게 구할 수도 있고 또 편하게 맛을 내주기도 하지만, 매번 사용하기에는 어쩐지 좀 망설여지는 게 사실입니다. 화학성분으로 만들어진 조미료거나 화학조미료(MSG) 성분을 함유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일 거예요.

이럴 때 '우리집표' 참살이 천연조미료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사실 요즘 다들 외식을 많이 하다 보니 바깥 음식맛에 혀가 익숙해져서 어쩌면 이 천연조미료로 만든 음식이 처음에는 좀 맛없고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번 두번 자꾸 먹다보면 어느새 천연 재료의 깊고 개운한 맛에 입맛이 저절로 길들여지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얼마 전, 농협 장에서 표고버섯을 아주 저렴하게 판매하기에 두어 봉지 사 왔습니다. 워낙 많은 양이라서 그냥 두면 상할 것 같아 부지런히 '우리집표' 천연 조미료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버섯새우 조미료 넣으니 나물맛이 살아나요


a 멸치와 다시마를 갈아 넣으면 입자가 더 굵게 나옵니다.

멸치와 다시마를 갈아 넣으면 입자가 더 굵게 나옵니다. ⓒ 이효연

천연조미료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버섯을 햇볕에 바짝 말려줘야 합니다. 그런 다음, 말린 새우 등과 같이 분마기에 넣고 갈아주는 것이지요.

햇빛에 말린 표고버섯과 새우 등을 분마기에 곱게 갈아 밀폐된 통에 넣어두면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 나물을 무치거나 볶을 때 등 아주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어요. 국물을 낼 때에는 멸치와 다시마를 첨가하면 더 좋지요.


멸치 역시 기름 두르지 않은 마른 프라이팬에 바짝 볶아서 새우·다시마·버섯 등과 같이 갈아 천연조미료를 만들어도 좋습니다.

그런데 멸치 가루가 들어간 조미료는 따로 구분해 두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고기가 주가 되는 요리의 경우 멸치가루가 들어간 조미료를 넣으면 음식에서 멸치 냄새가 나는 바람에 낭패를 보는 일이 있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저는 버섯과 새우만 갈아두고 국물을 낼 때에는 멸치와 다시마를 통째로 따로 넣습니다.

a 국 멸치는 내장과 머리를 제거한 후 밀폐용기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국 멸치는 내장과 머리를 제거한 후 밀폐용기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합니다. ⓒ 이효연

국물용 멸치는 한꺼번에 머리와 내장을 제거한 후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해 두면 되고요. 다시마는 5×5cm 크기로 자른 뒤 플라스틱 통에 담아 서늘한 곳에 보관해 두고 시원한 멸치 국물을 낼 때 위의 천연조미료와 함께 사용합니다.

찬 물 4~5컵에 멸치 4~5마리와 다시마 1~2개를 넣고 끓입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면 5분 뒤에 다시마를 건져내고 5분 정도 더 끓이다가 멸치를 건져내면 깔끔한 맛의 멸치 육수가 만들어집니다.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너무 오래 끓이면 국물색도 탁해지고 맛도 개운하지 않더군요(건져낸 다시마와 멸치는 버리지 말고 물기를 말린 후 간장에 넣어 조려먹으면 반찬으로 별미입니다).

참 쉬운 참살이 레시피를 공개합니다

a 다시마는 사용하기 쉽도록 작은 크기로 잘라 밀폐용기에 넣어 보관해요.

다시마는 사용하기 쉽도록 작은 크기로 잘라 밀폐용기에 넣어 보관해요. ⓒ 이효연

고등학교 가정시간에 배운 내용을 그대로 실천에 옮기는 시간입니다. 표고버섯에 들어있는 에르고스테롤이란 물질이 햇빛을 받으면 비타민 D로 전환이 된다는 것, 아마 여성분들이라면 다 기억하실 겁니다.

a 버섯은 햇빛에 말려야 좋습니다.

버섯은 햇빛에 말려야 좋습니다. ⓒ 이효연

① 버섯말리기 햇빛이 잘 드는 앞 베란다에 신문지를 깔고 버섯을 올려 두었더니 서늘한 바람과 맑은 햇빛 덕분에 표고버섯이 잘 말랐습니다. 만지면 '바스락' 소리가 들릴 만큼 잘 말랐어요. 이제 분마기에 넣고 곱게 갈아주기만 하면 됩니다.

a 마른 새우 등은 재래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합니다.

마른 새우 등은 재래시장에서 구입하는 것이 훨씬 저렴합니다. ⓒ 이효연

② 새우와 함께 갈아주기 미니믹서기를 '분쇄 모드'에 맞추어 두고 마른 새우와 함께 드르륵 곱게 갈아줍니다.

교과서 크기만한 비닐 한 봉지에 2500~3000원 정도 하는 마른 새우입니다. 경동시장에 나가면 훨씬 싸게 살 수 있지만, 소량인지라 그냥 슈퍼마켓 신세를 졌습니다. 조만간 배낭 메고 버스 타고 경동시장에 장보러 한 번 가야겠어요.

a 작은 다기능 믹서기는 부엌살림에 참 유용한 도구입니다.

작은 다기능 믹서기는 부엌살림에 참 유용한 도구입니다. ⓒ 이효연

③ 밀폐용기에 보관 밀폐가 잘 되는, 좋은 용기에 넣어 냉장실에 보관하면 한동안 두고 먹을 수 있습니다.

이 때 조미김을 먹고난 후 나오는 제습제(실리카 겔)를 버리지 말고 챙겨두었다가 하나씩 넣어두면, 습기 때문에 딱딱해지거나 굳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아주 좋습니다(설탕이나 프림 용기에도 하나씩 넣어주면 좋습니다).

'우리집표' 조미료는 팍팍 쳐도 됩니다

a 조미김이나 과자류에서 나오는 제습제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어요.

조미김이나 과자류에서 나오는 제습제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면 요긴하게 쓸 수 있어요. ⓒ 이효연

화학성분 대신 맑은 햇살과 바람이 가득 담긴 '우리 집표' 천연 조미료라서 그런지, 국맛이며 찌개맛이 더욱 입에 착착 감기는 것만 같습니다.

국물의 간은 국 간장·소금·참치액·액젓 혹은 된장·고추장 등의 천연재료를 한두 개 더 넣어 맞추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언젠가 식당 주방을 우연히 엿보게 되었는데, 밥숟가락으로 '하얀 가루'를 푹푹 떠 넣는 것을 보고 기함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집표 천연 조미료'는 밥숟가락, 아니 국자로 푹푹 떠 넣어도 전혀 해로울 것이 없는 '건강조미료'입니다.

마음 놓고 사용해도 되는 조미료로 요리하는 일,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요?

덧붙이는 글 | 이효연의 '멋대로 요리 맛나는 요리' http://blog.empas.com/happymc

덧붙이는 글 이효연의 '멋대로 요리 맛나는 요리' http://blog.empas.com/happymc
댓글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1,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한 때는 방송에 홀릭했던 공중파 아나운서. 지금은 클래식 콘서트가 있는 와인 바 주인. 작은 실내악 콘서트, 와인 클래스, 소셜 다이닝 등 일 만드는 재미로 살고 있어요. 직접 만든 요리에 어울리는 와인을 고르고 피아노와 베이스 듀오 연주를 하며 고객과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가질 때의 행복이 정말 큽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집 정리 중 저금통 발견, 액수에 놀랐습니다
  2. 2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김건희·채상병특검법 부결,  여당 4표 이탈 '균열'
  3. 3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과음으로 독일 국민에게 못 볼 꼴... 이번엔 혼돈의 도가니
  4. 4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KBS 풀어주고 이재명 쪽으로" 위증교사 마지막 재판의 녹음파일
  5. 5 [영상] 가을에 갑자기 피어난 벚꽃... 대체 무슨 일? [영상] 가을에 갑자기 피어난 벚꽃... 대체 무슨 일?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