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은 떠나셨어도 언제나 변함없는 미소로 그 자리에 계십니다.한명라
얼마 전,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이 저에게 쪽지 하나를 건네주었습니다.
"승완아, 이게 뭔데?"하고 쪽지를 펼쳐보았더니, 연습장에 연필로 꾹꾹 눌러 쓴 시(詩) 한편이 쓰여져 있습니다.
"오늘 국어시간에 쓴 시인데요, 학교 축제기간 동안에 제 시를 시화전에 출품한다고 선생님께서 액자로 만들어 오래요."
아들이 썼다는 시를 단숨에 읽어 내려갔습니다. 결코 길지 않은 아들의 짧은 시에는 3년 전 돌아가신 시어머님의 손주에 대한 각별한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어서 제 마음을 울렁이게 했습니다.
"그래 알았다. 다음에 시간이 나면 엄마랑 함께 표구점에 들러서 액자로 만들어 달라고 하자"
그날 이후, 아들과 시간을 내어 표구점을 찾아가 액자를 부탁했더니 며칠이 지나자 액자가 다 완성이 되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를 받고 표구점을 찾아가서 처음 액자를 대하는 순간, 연습종이에 대충 연필로 쓴 시를 읽었던 것과는 또 다른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특히 '나 어릴 적 시골가면 아이구~ 내 새끼 왔네~ 반겨주던 울 할머니'라는 구절에서 평소 손주를 환한 웃음으로 반갑게 맞아 주시던 어머님의 모습이 떠올라서 제 마음을 찡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