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이튿날인 지난 10일 북한의 천재홍 대사가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에 소환돼 만나고 있다.EPA=연합뉴스
미국과 함께 PSI 주도하는 호주
호주가 이렇듯 대 북한 제재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자 국제사회가 의아한 눈길을 보낸다고 호주국영 abc방송 등이 보도했다. 그러나 호주의 입장은 단호하다. 자체방위의 어려움을 겪는 호주가 국제사회와 협조해서 방어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으로, 호주는 PSI(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 구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그에 따른 보상을 받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실제로 호주는 미국이 주도하는 PSI 핵심 참여국이다.
14일, UN안보리가 대 북한 제재를 만장일치로 결의하자 알렉산더 다우너 외무장관은 즉각 PSI를 거론했다. 그는 다음날 아침 채널7에 출연해서 "안보리 결의안이 아주 강력한 내용을 담고 있어 놀랍다, 그만큼 국제사회의 대 북한 제재결의가 굳건하다는 걸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15일 의회답변을 통해서 "PSI가 북한선박의 화물검색을 실시할 수 있는 매우 좋은 여건을 제공했다, 호주는 PSI가 효과적으로 운용되도록 군함과 병력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 톤을 높였다.
한편 브란던 넬슨 호주 국방장관도 호주통신(aap)과의 인터뷰에서 "호주가 비록 인구 2천만 명의 작은 나라이지만 PSI 시행을 위해 병력을 지원할 만한 충분한 여력이 있다, 국제사회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보다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체방위력이 부족한 호주의 고민
호주는 자체방위력을 완전하게 갖춘 나라가 아니다. 국토는 넓은데 인구가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호주는 오랫동안 모국이었던 영국과 20세기의 강자 미국의 분쟁지역이나 전쟁터로 나가서 전공을 세우고 그들의 보호를 받는 방식을 택했다.
그런 연유로, 호주는 1899년에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보아전쟁' 이래 전 세계에서 벌어진 대부분의 전쟁에 참전했다. 1, 2차 세계대전은 말할 나위도 없고 한국전쟁, 베트남전쟁을 비롯해서 최근에 벌어진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도 참전해서 현재까지 호주군인이 두 나라에 남아있다.
특히 호주는 1951년 9월 미국 뉴질랜드와 맺은 태평양안전보장조약(Pacific Security Pact)에 크게 의지한다. 오스트레일리아(A), 뉴질랜드(NZ), 미국(US)의 머리글자를 따서 앤저스조약(ANZUS Treaty)이라고도 한다.
한 마디로 호주와 미국은 오랜 혈맹인 셈인데, 그런 연유로 호주가 미국에 지나치게 치우치다보니 미국의 적국들로부터 적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무슬림 국가들로부터 항상 테러위협을 당하고 있다. 호주통신(aap)의 보도에 의하면 호주는 미국 다음으로 테러위협을 크게 받는 나라다.
호주의 고민이 거기에 있다. 최근 북한문제와 관련하여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호주 국립대학 전략방위문제 연구소의 폴 딥 교수는 "호주 외교정책의 중심이 동북아 지역으로 옮겨가고 있다, 한·중·일 3대 주요교역국들이 그곳에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호주가 왜 대 북한 제재에 적극적으로 나서는지 유추할 수 있는 분석이다. 결국 미국, 일본과 협력해서 안보, 경제를 챙기면 1석2조의 국익을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