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줌마 중학생 '글짓기 대회 대상' 받아

제8회 학생글짓기 작품공모전

등록 2006.10.19 21:05수정 2006.10.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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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3시 충남 홍성군 혜전대학 대강당에서는 '2006 밝은 사회를 위한 범죄예방 한마음 대회'와  '제8회 학생글짓기 작품공모 시상식'이 열렸다
19일 3시 충남 홍성군 혜전대학 대강당에서는 '2006 밝은 사회를 위한 범죄예방 한마음 대회'와 '제8회 학생글짓기 작품공모 시상식'이 열렸다김봉덕
19일 오후 3시, 충남 홍성군 혜전대학 대강당에서 치러진 '제8회 학생글짓기 작품공모 시상식'에서 아줌마 중학생인 갈산중 유용자(49)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대전지방검찰청홍성지청과 법무부범죄예방위원 홍성지역협의회가 주최했으며 보령시, 홍성군, 예산군, 서천군 등 4개 시·군 180개 초중고교 3만여명이 응모했다.

시상은 학생부, 지도교사부, 우수학교부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학생부 대상은 갈산중 유용자, 최우수상 대흥중학교 노지민 외 5명, 금상 대천여중 최솔 외 17명, 은상 서천여고 신나래 외 29명, 동상은 홍성고 전진환 외 59명이 각각 수상하였다.

지도교사상에는 대상에 갈산중학교 이은형, 최우수상 대천동대초 이경은, 청룡초 오미선, 한내여중 이미미, 홍성여고 유주연, 대흥중학교 곽희정, 덕산고 이성찬이 수상하였고 우수학교 표창에는 한내여중, 서천여고, 갈산중학교, 덕산고가 각각 수상하였다.

특히, 갈산중 유용자 학생은 군대간 아들과 대학에 다는 딸을 두고 있는 평범한 가정주부이면서 암 투병을 겪고, 늦깎이 중학생이 된 본인의 이야기를 쓴 '나의 시련은 나의 기쁨이 되어'로 응모, 대상을 받았다.

그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35년 전에 다녔어야 할 중학교에 지금 다니고 있지만 앞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받은 은혜를 돌려주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또 이날 같이 행해진 '2006 밝은 사회를 위한 범죄예방 한마음 대회' 시상에서는 홍성지역협의회 김영운 부회장이 법무부장관 표창을 서천지구 이태규 위원과 홍성서해삼육고 3학년 한송이 학생이 대전지방검찰청검사장 표창을 받았으며, 보령지구 김한태 위원 등 범죄예방위원 3명이 우수범죄 예방으로 선정되어 정연수지청장으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정연수 지청장은 "범죄예방자원봉사자의 역량 결집과 범죄예방활동의 활성화를 당부한다"며 "수상 학생들은 선진조국의 동량으로서 올바른 가치관 형성 및 밝고 건강하게 삶의 방향을 스스로 설계하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정연수 대전지방검찰청홍성지청장과 김영일 범죄예방홍성지역협의회장, 신준희 보령시장, 이종건 홍성군수, 최승우 예산군수, 나소열 서천군수 및 범죄예방의원, 학생 300여명이 참석하였다.

"나의 시련은 나의 기쁨이 되어"
제8회 학생글짓기 작품공모 대상 수상작

▲ 19일 홍성군 혜전대학 대강당에서 치러진 ‘제8회 학생글짓기 작품공모 시상식’에서 아줌마 중학생인 갈산중 유용자씨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나는 지금 35년 전에 다녔어야 할 중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 때 당시 나도 남들처럼 중학교를 가고 싶었지만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아버지를 여의고 지병으로 고생하시는 어머니는 나의 진학을 허락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순조롭지 못한 내 인생을 한탄하며 세월을 맞이해야만 했다. 나는 살아오면서 크고 작은 시련이 있을 때마다 더욱 더 공부를 하고 싶은 꿈이 크게 다가왔다.

작년에 나는 내 인생의 크나큰 시련을 겪게 되었다.
절망감에 빠진 나는 깊은 수렁 속을 헤매었다. 유방암 환자는 체중이 느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체중 조절과 다리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오랜만에 병암산에 올랐다. 애들이 어렸을 때 가보고는 처음이었는데 병암산은 많이 변모해 있었다. 그 때는 중․고등학교가 훤히 내려다 보였는데 그 동안 커버린 나무들이 학교를 몽땅 가려 버렸다. 세월의 덧없음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처음 진단을 받은 것은 작년 8월말, 그 후 수술은 한 달 뒤에 했다. 산을 오르내리면서 나는 갑자기 편해진 나 자신을 발견하고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졌다. 그 동안 나도 생활 전선에서 바쁜 나날을 보냈기 때문이다. 힘든 일을 언제나 면하나 했더니 결국에는 몸이 아프고 나서야 이렇게 편한 생활을 하게 된 것에 쓴 웃음이 나왔다.

나는 몸이 고달프더라도 아프지 않은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었다. 항암 뒤의 산행은 무척 힘들었다. 산을 오르면서 모든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는 사살을 깨닫게 되었다. 늦었다고 할 때가 기회다. 이 기회는 하늘이 내게 주신 최대의 선물은 듯 느껴졌다.

긴 겨울이 가고 새 해가 오면 학교에 가서 입학을 하리라고 굳게 마음먹었다. 산행이 힘들어도 앞으로 공부를 하려면 지금보다 더 인내심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하면서 산행의 고달픔을 달랠 수 있었다. 세상의 모든 것이 귀하고 감사하게 생각되었다. 나를 운동하게 해 주는 산이 고맙고 나무들이 고마웠다.

2월이 되어 학교에 가서 막상 말을 꺼내려니 겁이 났다.
나는 있는 용기를 다 내어 교장 선생님께 말씀드렸다. 다행이 그곳에 6촌 동생이 재직하고 있어 덕을 봤다고 할 수 있겠다. 나는 서류를 떼러 초등학교와 교육청에 갔다. 교육청 분들은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시며 내가 원하는 대로 해보라고 격려해 주셨다. 그분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그리고 나를 받아준 이 학교가 너무 고맙다. 선생님들은 한결같이 어쩌면 그토록 열성으로 가르쳐 주시는지 말로 다 표현하기가 어렵다. 이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은 최선을 다해 공부를 배우는 것밖에 도리가 없다.

나는 지금 지난날의 고달팠던 인생을 보상받기라도 하듯이 분에 넘치는 은혜를 입고 있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내가 꿈꾸는 길에 어느 정도 도달한 즈음에 나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받은 은혜를 돌려주고 싶다. 배우고 싶어도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배우지 못한 사람들에게 나눠 주고 싶은 것이다.

두 번째 나의 꿈은 뜨개질 집을 차리는 것이다. 첫 번째 꿈을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뜨개질하는 것으로 달랬었다. 훌륭한 작품은 아니더라도 한 가지 한 가지 완성할 때마다 공부에 대한 한을 그것에서 대리만족할 수 있었다.

뜨개질을 하는 모든 사람들은 온 정성을 다해 작품을 만든다. 가족을 위해, 또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나는 그런 사람들과 어울림을 좋아했다. 같은 취미를 가진 소박한 이웃과 어울려 편히 쉴 수 있는 휴식의 공간을 꾸미고 싶은 것이다.

앞으로 내가 가는 길은 평탄한 길만 존재하지는 않으리라 믿는다. 그렇지만 인내할 것이다. ‘인내는 쓰나 그 열매는 달다’고 했다. 나의 꿈을 실현시킬 그날을 기다리며 이 글을 맺는다. / 갈산중학교 1학년 유용자
첨부파일
kduk99_324060_1[1].wmv

덧붙이는 글 | 충남영상뉴스 www.cnnews.co.kr 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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