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19일 방한한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과 북한 핵실험에 대한 한미 공동대처방안을 논의한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며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오마이뉴스 남소연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이뤄진 일련의 한·미간 협의를 총괄하는 라이스 장관과 반기문 외교통상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은 예정보다 50분이나 늦게 시작됐다. 기자회견 직전 라이스 장관의 노무현 대통령 예방이 그만큼 길어졌기 때문이다.
라이스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예상대로 한·미간 최대 쟁점이 한국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문제였음을 강하게 시사했다. 노 대통령 예방이 길어진 이유도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깊이 있고 허심탄회한 얘기 때문"이라고만 설명했으나, PSI에 대한 미국 측의 입장을 설명하고 동의를 구하는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라이스 장관은 기자회견 모두 발언을 통해 "유엔안보리 결의안 1718호를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 한국정부는 지속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한국 입장에 이해를 표시하면서도 "북한이 핵무기나 핵 물질을 제3자에게 이전하지 못하도록 방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은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물론 PSI의 중요성을 의식한 언급이며, 한국의 참여를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의 상당 시간을 할애, PSI의 내용과 한국이 '오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점에 대해 설명을 시도했다. 그는 우선 "(북한) 화물 검색에 대한 이야기가 과장되게 보도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하면서 "(PSI는) 해상봉쇄가 목적이 아니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지 다시 일문일답 과정에서 "각 국이 보유하고 있는 권한을 사용해서 대량살상무기와 관련 물질을 검색하는데, 임의로 수색하는 것이 아니고 국제법과 국내법, 그리고 정보에 의해 한다"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 "지난 2년간 이것이 무력충돌로 연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