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확장된 핵우산 제공"

한미 국방장관 SCM 공동성명... 전작권 2009년 10월~2012년 3월 환수

등록 2006.10.21 10:42수정 2006.10.2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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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한국시간) 워싱턴 미 국방부에서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 수석대표인 윤광웅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윤광웅 국방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1일 오전(한국시간) 워싱턴 미 국방부에서 제38차 한미안보협의회 수석대표인 윤광웅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합동 기자회견에서 윤광웅 국방장관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주성

[기사 대체 : 21일 오전 11시 30분]

20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시기를 오는 2009년 10월 15일에서 2012년 3월 15일 사이로 확정했다.

또 미국은 유사시 전술핵무기뿐 아니라 전략핵무기까지 동원할 수 있는 '확장된 억제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한국에 핵우산을 확실하게 제공하기로 했다. 확장된 억제력 개념이 SCM공동성명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윤광웅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합의한 공동성명은 "양측은 2009년 10월 15일 이후 그러나 2012년 3월 15일보다 늦지 않은 시기에 신속하게 한국으로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완료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되어있다.

이어 공동성명은 "이러한 전환은 양국이 상호 합의한 합리적인 계획에 따라 추진될 것"이라며 "양 장관은 합의된 로드맵에 따라 2007년 전반기중에 구체적인 공동 이행계획이 작성되도록 즉시 착수한다는 데에 동의하였다"고 했다.

공동성명은 "럼스펠드 장관은 새로운 지휘구조로의 전환은 한반도 전쟁억제 및 한미 연합방위 능력이 유지 강화되는 가운데 진행될 것임을 보장하였다"며 "럼스펠드 장관은 한국이 충분한 독자적 방위능력을 갖출 때까지 미국이 상당한 지원전력을 지속 제공할 것임을 확인하였다."고 되어있다.

그동안 미국 정부는 작통권 환수시기로 2009년을, 한국은 2012년을 내놓아 갈등을 빚어왔다. 이에대해 보수진영 쪽에서는 노무현 정권의 자주국방 정책에 반발한 미국이 일부러 작통권 환수 시기를 앞당겨 제시함으로써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고 비판해왔다.


그러나 이날 합의로 일단 이런 논란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시기를 한미양국이 제시한 연도 중간으로 설정함으로써 적당한 선에서 타협한 것이다. 물론 미국은 협상과정에서 2009년 10월보다는 늦지만 2012년 3월보다는 훨씬 빠른 때를 작통권 반환 시기로 제시해 한국을 압박할 여지는 있다.

북한 핵실험 뒤 미국의 핵우산 제공 여부가 국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공동성명에는 "럼스펠드 장관은 미국의 핵우산 제공을 통한 확장억제의 지속을 포함하여 한미상호방위조약에 따른 미국의 한국에 대한 굳건한 공약과 신속한 지원을 보장하였다"는 표현이 들어갔다.


1978년 제11차 SCM부터 공동성명에는 핵우산 제공이 명시되었지만 확장된 억제력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확장된 억제력'은 미국이 동맹국에게 전술핵무기는 물론 전략핵무기까지 사용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핵우산'보다 포괄적이고 강한 표현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도 옛 소련 등의 핵공격 위협으로부터 회원국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로 확장된 억제력 개념이 사용됐다.

북 전술급 핵무기 공격 땐 미 전략핵무기 보복 가능

이는 북한 핵실험에 대해 미국이 보내는 강력한 군사적 경고로 해석된다. 북한이 설사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전술급 수준의 핵무기로 남한을 공격한다고 해도 미국의 전략핵무기의 보복 공격을 받아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애초 한국은 핵우산 제공을 확실하게 담보할 수 있는 표현을 원했으나 미국은 기존 핵우산 제공 표현을 고수해 진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SCM이 끝난 뒤 바로 공동성명이 발표되지 못하고 성명 마련을 위한 별도의 협의를 했다.

이날 공동성명을 통해 양국 국방장관은 북한의 핵실험에 깊은 우려를 표하고 한반도의 안정과 국제 평화 및 안보에 대한 북한의 명백한 위협임을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북한이 지난해 9월 6자회담 공동성명에 따라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계획을 포기하고 조속한 시일 내에 핵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에 복귀한다는 공약을 충실히 이행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작통권 환수 시기와 핵우산 제공 여부가 가장 초점이 되어 주목받지 못했지만 공동성명에는 유의해서 봐야할 대목이 있다.

공동성명 6항의 "양 장관은 주한미군의 주둔을 포함하여 한미동맹이 계속해서 한반도의 안보와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보장한다는데 동의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양 장관은 유엔군사령부의 중요성을 인정하였다"는 부분이다.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은 그동안 계속 한미연합사 해체와는 별도로 유엔사의 지위와 역할 강화를 얘기해왔다.

지난 9월 29일 기자간담회에서 벨 사령관은 미8군 사령부의 해체 또는 이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유엔군사령부는 미래 분쟁 시 중요한 역할을 분명히 수행할 것"이라며 "미래 억지력 유지와 유사시 병력과 물자를 신속히 한반도에 전개하고 신속한 승리를 위해 반드시 유엔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수진영은 미8군 사령부의 해체 가능성에만 주목했으나 진보 진영은 미국이 전작권을 환수한 뒤에도 유엔사령부를 통해 한국군에 대한 통제를 지속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미국은 한반도 통일 뒤 한국 안에서 주한미군 철수 요구가 나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공동성명의 '주한미군의 주둔이 한반도의 안보와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보장한다'는 문구를 통해 남북통일 뒤에도 미군의 지속 주둔을 보장받으려는 의도가 보인다.

더구나 유엔사령부의 중요성을 한반도 안보는 물론 동북아 안정과 연관시킨 것은 앞으로 유엔사 강화를 단지 남북충돌뿐 아니라 중국, 러시아가 개입되는 분쟁까지 염두에 두고 추진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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