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를 가득 메운 시위 행렬.배만호
1만여 명의 시위대가 처음부터 끝까지 통과하는 데는 무려 15분이 넘게 걸렸다.
주름살 가득한 농민들이 손에 깃대와 각종 현수막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아스팔트를 걷는 모습을 보며 사진을 찍고 있는 나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가슴 깊은 곳에서는 뭔가 뭉클한 것이 용솟음쳤고, 눈에는 눈물이 나올 듯하였다.
그 감정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국제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가 외국에 나가 힘들게 승리했을 때의 그 감정, 바로 그런 느낌이었다.
누가 농사밖에 모르는 농민들을 거리로 내몰았는가? 누가 저들을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투사와 같은 열정을 갖게 하였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