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 록과 펑키, 그루브의 만남

오디오슬레이브(Audioslave) 3집 < Revelation >

등록 2006.10.24 20:45수정 2006.10.24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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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ny BGM

제대로 노는 법을 몰랐던 나의 고등학교 시절에서 책과 음악을 빼 버린다면 음울하기 그지 없다. 특히 록음악은 스트레스를 풀 곳이 전혀 없던 나에게 오아시스와 같은 것이었다.
고등학교 2학년 비 오던 어느 날, 고질라 OST를 통해 알게 된 Rage Against The Machine(이하 RATM)의 1집을 샀다. 이후 나는 RATM의 열렬한 팬이 되었다. 오죽하면 이메일 아이디도 RATM의 보컬인 잭 데 라 로차(Zack De La Rocha)의 중간 부분을 따온 delaro겠는가.

이후 점점 건조해만 가던 그들의 음악은 3장의 정규 앨범과 한 장의 리메이크 앨범을 남기고 끝나버렸다. 그러나 RATM의 기타리스트인 톰 모렐로(Tom Morello)는 그 끝에서 새로운 시작의 불씨를 지폈다.

90년대 록음악의 두 축인 RATM과 사운드가든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오디오슬레이브(Audioslave)는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2002년 천재 프로듀서 릭 루빈과 손잡고 내놓은 1집 < Audioslave >와 2005년 발매한 2집 < Out Of Exile > 모두 밀리언 셀러를 기록하며 공전의 히트를 했다.

특히 < Out Of Exile >의 경우 빌보드 앨범 차트 1위 데뷔를 기록하며 상업성과 음악성 모두를 갖춘 명반으로 기억된다.

< Out Of Exile > 발매 후, 오디오슬레이브는 쉴 새 없이 라이브 공연을 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바쁜 스케줄 속에도 1년 만에 3집 < Revelations >가 나왔으니 무척이나 부지런한 밴드라는 생각이 든다.

앨범 제작 기간이 1년이라는 것은 짧다면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이 짧은 시간을 오디오슬레이브는 매우 효율적으로 사용했다. < Out Of Exile > 투어는 오디오슬레이브 투어 중 가장 훌륭한 것이었는데 그 에너지를 그대로 살려 3집에 모두 쏟아 부은 것이다. 또한 곡을 완성한 후 북미 투어를 통해 사전 검증을 마치고 3집 앨범을 완성했다.

RATM시절에도 메탈과 랩을 결합하는 시도로 주목을 받았던 톰 모렐로가 있기에 오디오슬레이브도 독특한 시도를 많이 하는 편이다. 이번 앨범에서도 하드 록과 펑키한 그루브가 합쳐진 시도가 돋보인다.

오디오슬레이브 스타일의 펑키 그루브가 인상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곡은 ‘Original Fire’다. 현 단계 미국의 역사와 문화 및 정치적 상황 그리고 음악 전반까지 잘 표현하고 있는 곡으로 코러스에 나오는 기타 리프는 톰 모렐로가 오랜 시간 동안 연습해 오던 바로 그 소리다.

음정끼리의 유기적 결합보다는 색다르고 진보적인 소리 연출에 신경을 기울이는 기타리스트인 만큼 이번 앨범에서도 사운드 크리에이터로서의 그의 충격적인 소리 표현방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또한 그의 비판적 성향이 잘 드러난 곡으로 ‘Wide Awake’를 들 수 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후유증을 노래한 것이지만 그 기저에는 과격한 정치적 비판을 깔고 있어 오디오슬레이브 사상 가장 정치적인 곡으로 기억될 듯하다.

‘Moth’는 하드 록의 전설인 레드 제플린을 떠올리게 한다. 고음역으로 치달을 때 크리스 코넬의 창법은 로버트 플랜트가, 톰 모렐로의 기타 리프는 지미 페이지가 떠오른다. 이렇게 70년대식 전통을 기저로 하고 있음에도 ‘Shape Of Things To Come’과 같은 곡에서 톰 모렐로는 장난스러운 기지를 발휘해 진보적인 놀라운 솔로잉을 펼치기도 한다.

전작의 성공의 부담을 안고 발매된 오디오슬레이브의 3집 < Revelation >. 전작에 비해 더욱 파워풀해진 사운드와 펑키한 그루브까지 더해진 이번 앨범이 그들이 말하는 재탄생, 바이블로서의 힘을 발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 대학생 잡지 캠퍼스 헤럴드와 오마이뉴스, 네이버 블로그에 함께 실린 글입니다.

덧붙이는 글 대학생 잡지 캠퍼스 헤럴드와 오마이뉴스, 네이버 블로그에 함께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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