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용
연신 방파제를 넘어오는 엄청난 파도를 지켜보자니 갑자기 ‘미싱하우스’ 생각이 난다. 젊은 시절 군대를 다녀온 사람들이라면 어렴풋이 기억이 날 것이다.
일요일 아침 내무반 청소를 할 때 양동이에 물을 가득 받아 연신 바닥에 뿌려대고 또 한쪽에선 그 물을 이용해 수건으로 내무반 시멘트 바닥을 깨끗이 닦아내던 군대만의 특유의 청소방법이다.
양동이의 물을 세게 부으면 내무반 문턱을 넘어 다른 내무반으로 물이 넘어가기 때문에 청소를 담당하는 신참병들끼리 크고 작은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그 문턱처럼 울릉도 주민들에겐 지금의 방파제가 군시절의 내무반 문턱 이상의 의미는 없다. 양동이의 물처럼 조금만 큰 파도가 와도 쉽게 넘어버리는 그저 그런 방파제처럼 말이다.
3~4m정도의 파도도 방파제를 넘어 항내에 정박해 있는 어선들에 피해를 주는, 차로 얘기하자면 단순히 주차장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이 울릉도 동해안 어업전진기지의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