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 파라곤 모텔박정규
17시 30분. 지하철 타고 음악회장 가는 중.
오영준씨가 음악회가 있다는 정보를 알려주시면서 같이 가자고 하셨다. 음악의 도시인 콜카타에서 마지막 밤을 음악회에서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영준씨를 따라나섰다.
음악회장 입구에 도착해서 표를 구입하기 위해서 입구 직원에게 표 '구입방법'을 문의하는데, 잠시 후 '무료티켓'을 준다. 외국인이라 그런 것 같다.
건물 내로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단다. 편의점에서 구입한 물을 직원에게 부탁하고 들어가야 했다. 음악회에 방해가 될까 봐 그런 걸까, 라는 생각으로 건물 내부로 들어갔는데 사실은 그게 아닌 것 같다. 내부에 '작은 매점'이 있는 걸로 보아서…. 그곳에서 '커피, 전통파이, 전통차' 등을 팔고 있다. 물론 밖의 가격보다 두 배 정도 비싸다. 물까지 빼앗아가는 건 너무했다.
음악회 시간이 다 되어서 안으로 들어가서 맨 앞자리로 가려고 했는데 갈 수 없단다. 우리가 가진 표는 중간 뒤쪽 좌석 밖에 앉을 수 없단다. 19시.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잠시 모든 걸 잊고 음악회에 빠져보기로.
무대 위에 중간에 흰색 옷 입은 할아버지 한 분, 뒤쪽 왼쪽에 여자 두 분, 앞쪽 왼쪽에는 북 같이 생긴 걸 두드리는 분, 오른쪽에는 '아코디언'처럼 생긴 걸 연주하는 분이 무대를 차지하고 있었다. 좌석의 3분의 2 정도가 꽉 찼다.
영준씨 말에 따르면, 앞에 계신 할아버지는 인도에서 아주 유명한, 거의 독보적인 분이라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인정할 정도로. 중간에 할아버지가 노래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마치 그릇 속에 담긴 물을 손으로 휘저으면서 물회오리 크기를 정하듯이, 할아버지가 손으로 '소리의 흐름을 휘저으면서 소리의 크기'를 조절하고 있었다. '더더니 따 떠니따~ 더더니 따 떠니따~' 떨면서 울리는 목소리, 늘어지는 낯선 소리….
우리 '국악'이란 좀 다른 것 같다고 말하니까, 영준씨가 '비교'하지 말고 그냥, 인도 음악은 '이런 거구나'라고 느껴보란다. 그리고 음악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다. "그냥 들으면 같은 소리의 반복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음악의 흐름에는 기승전결이 있고 신을 찬미하는 내용, 일상이야기 등이 노래 속에 들어 있습니다. 노래하다가 중간중간에 관객들에게 노래의 의미를 설명해주는 시간을 통해, 서로 배워나가며 하나가 됩니다."
앞에 노래하는 분은 99살이라고 한다. 중간에 기침까지 해 가시면서 열창을 하시는데,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아주 힘겹게 리듬을 이어가는 모습에서 '장인정신'을 엿볼 수 있었다.
에어컨디셔너 바람이 너무 차갑다.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새 관객들이 조금씩 빠져나가서 이제 3분의 1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할아버지 기분 나쁘겠다……. 덕분에, 나중에 영준씨랑 함께 VIP석 근처까지 자리를 옮겨서 마지막까지 좀 더 자세하게 연주자들의 손동작과 열창하시는 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22시 45분. 숙소 인근 레스토랑.
각자 택시비를 부담하고 숙소까지 타고 왔다. 다들 배가 고파서 인근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다. 난 밥과 '프렌치프라이'를 주문했다. 그런데 밥과 감자튀김이 나왔다. 메뉴판을 대충 보고, '프라이드치킨'인 줄 알았는데, '프렌치프라이(감자튀김)'이었다.
그래서 영준씨가 정말 그거면 괜찮겠냐고 물어봤던 거였구나……. 난, 음식을 많이 시켜서 놀란 줄 알았다……. 아하하. 결국 영준씨가 시킨 '치킨'과 다른 분의 음식을 나눠 먹었다.
23시 30분. 숙소.
'스탑오버(경유지에서 잠시 머무르는 것)'해서 한국에서 잠시 중간점검을 할 것인지 아니면 바로 미국으로 이동할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 중이다……. 오늘은 그냥 자고 내일 아침에 결정하기로.
▲박정규 인도 자전거 여행 코스오마이뉴스 성주영
| | 여행수첩 | | | | 1. 이동경로: 콜카타 시내
2. 사용경비: 580RS
아침: 22RS / 인터넷: 40RS / 기차 값: 300RS / 과일: 10RS / 폐타이어, 너트 4개: 10RS 오일 작은 통: 5RS / 절연테이프 2개: 20RS / 나무음료: 5RS / 짜이1: 2RS / 파이 12개: 24RS / 한국전화: 48RS / 지하철: 4RS / 주스, 물: 22RS/ 체중계 사용: 1RS / 인도파이2, 짜이: 14RS / 커피: 4RS / 택시: 15RS / 저녁: 35RS | | | |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