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년 된 구옥을 헐고 난 후의 폐자재들-조상의 숨결이 느껴지는 광경이다이재은
정갑민(가명·53·전남 담양군 수북면)씨는 30년 이상을 서울에서 살다가 지난 2월에 고향 땅으로 귀농한 사람이다. 부인을 동반하고 군 복무를 마친 아들과 함께 고향 땅을 찾은 후 정씨가 제일 먼저 한 일은 11대째 내려오는 구옥을 헐고 새로운 집을 짓는 일이었다. 그런데 건축에 문외한인 정씨가 손수 집을 짓기에는 무척 어렵고 힘든 일이었다.
"새집을 짓는다는 게 대단히 어려운 일이지만 인터넷 동호회에 모인 여러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집을 지을 수 있었다"며 집짓는 일이 이렇게 고될 줄 몰랐다고 한다.
옆에 있던 그의 부인은 "다시는 집 짓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는'에 아주 강한 악센트를 주어 말했다. 유난히도 길고 더웠던 여름 나절에 젊지도 늙지도 않은 50대 부부가 얼마나 고생을 했었는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