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이곳 저곳에서 본 키릴문자(러시아문자)들.강병구
마지막까지 속을 썩이네
출발 2주 전 바우처가 나오면서부터 문제는 다시 시작됐다. 러시아라는 나라가 아직 여행자에게 그리 친절한 곳이 아니라서 그렇게 쉽게 여행을 허락하지 않는다. 입국비자 준비는 물론이요, 입국심사도 까다롭게 하고, 바우처를 받아 허락된 지역만 방문할 수 있단다. 더불어 현지에선 허락된 도시에서 또다시 체류를 허락을 받는 거주등록이란 것도 해야 하고, 아무튼 러시아는 출발 전부터 겁을 확실히 주고 있었다.
그런데 출발을 며칠 앞두고 다시 확인해보니 바우처에, 내가 방문할 도시 이름이 빠져있는 것이었다. 출발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다시 여행이 겁나기 시작하던 그 시점에, 그런 문제를 발견하니 얼마나 마음이 불안해지던지…. 간단한 문서 수정으로 끝났지만 왠지 슬슬 다시금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바우처 문제는 이걸로 끝난 것이 아니었다. 이 영어로 된 바우처 때문에 이르쿠츠크 역에서 새벽 다시 문제가 발생한다.)
아니나 다를까 결국 20일 출발 예정이었던 블라디보스토크행 배가 기상사정으로 출항할 수 없다는 연락을 출발 전날 받게 되었다. 러시아 단수 관광비자는, 1달간만 러시아 체류가 허락되고 현지에서 비자를 다시 받는 것은 어려움으로, 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그만큼 러시아에서의 여행이 곤란해진다. 더구나 항운사에서는 기상상황이 하루 이틀 사이에 좋아질 기미가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급하게 여행사에 문의한 결과, 다음날(4월 21일)에 출발하는 비행기가 있다는 말을 듣고 바로 여행사로 갔다. 그리고 급히 비행기를 예매하고 일정을 변경했다. 3배쯤 더 비싼 운임을 내고 말이다. 시작부터 일정과 경비에 차질이 생기니,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 더불어 러시아 상황은 점점 더 불안해 지는 듯하고….
이거 정말 출발이나 할 수 있는 거야? 나, 러시아 갈 수 있는 거야?
| | [여행팁 1] 러시아 여행 전 준비할 것들 | | | |
| | ▲ 러시아 비자와 바우처, 초청장 | ⓒ강병구 | | 러시아 여행서 : 시중에 러시아 여행서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서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두 권의 책은 매우 만족스러운 수준의 여행서다. '산호와진주'에서 나온 <러시아여행>과 '성하출판사'에서 나온 <알짜배기 세계여행 러시아>가 그것으로, 일반 여행자가 다 수용하지 못할 만큼의 정보가 넘친다. 개인적으론 성하출판사의 책이 배낭여행객에겐 더 맞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하루가 다르게 물가와 정세가 바뀌고 있는 요즘 러시아를 고려한다면 두 책 모두 빠른 개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두 책에 나온 가격은 믿지 말 것.
비자와 바우처 : 러시아는 아직 여행이 일반적인 곳이 아니다. 비자는 필수고 그 외에도 외국인이 갖추고, 조심할 사항들이 넘친다. 바우처는 현지 여행사에 초청장을 받아 방문을 허가받는 형식의 문서로 여행 중 반드시 소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것들은 개인이 만들기는 무리고, 여행사 의뢰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마음 편한 일이다. 직접 대사관과 현지 여행사를 통해 준비하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러시아가 미국이나 일본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면, 그런 노력을 다른 여행 준비에 쏟는 것이 훨씬 좋은 선택이다. 그리고 여행사에 의뢰할 때 가능하다면 '러시아어 바우처'를 요구하자.
여행사 : 비자와 바우처 등의 문제도 있고, 현지에 정통한 최신 소식을 알기에도, 러시아 여행에는 여행사의 도움을 받는 것이 필수라고 생각한다. 러시아 여행을 주선하는 여러 여행사들이 있지만, 필자는 안국동에 있는 '세명투어'를 이용했다. 그리고 5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가 러시아 여행의 성수기이므로, 정보가 필요한 배낭여행객이라면 그전에 미리 방문하자. 여행사가 한창 바쁜 성수기에는 아무래도 배낭여행객에 대한 배려가 소홀해진다. 러시아 여행이 패키지 위주이므로 어쩔 수 없다.
여행 정보 사이트 : 정보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다고 본문에서 투덜거렸지만, 인터넷에는 몇몇 러시아 여행 정보 사이트들이 있다. 이곳에는 여행 준비객만이 아니라, 현지 거주인, 유학생들이 그때그때 최신 정보를 올려줌으로 여행준비에 필요한 정보들을 얻기에 알맞다. 특히 횡단열차 정보 등은 다녀온 분들의 후기가 많은 도움이 되므로 적극적으로 방문하자. 필자가 많은 정보를 얻은 곳은 다음의 러시아여행클럽(http://cafe.daum.net/russiatravel)이다. / 강병구 | | | | |
덧붙이는 글 |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 올리겠습니다. 여행기와 함께 제가 여행하며 알게된 정보들을 하단에 박스기사 형식으로 올립니다. 여행정보는 이 글을 읽고 여행준비하는 분에게 도움이 될 정도가 목표입니다. 저의 블로그(http://blog.naver.com/kbk8101)에 오시면 더 자세한 정보들을 올려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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