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여성 빈곤 퇴치 '큰손'

제8회 서울평화상 수상차 방한한 2006노벨평화상 수상자 유누스 총재

등록 2006.10.29 16:32수정 2006.10.2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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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그라민뱅크 교류 협정을 체결한 이배용(왼쪽) 총장과 유누스 박사.
이화여대-그라민뱅크 교류 협정을 체결한 이배용(왼쪽) 총장과 유누스 박사.여성신문
"여성 빈곤 구제는 자녀, 가족, 가정이 속한 지역사회까지 구제하는 것입니다. 돈을 빌려줄 경우 남성은 자신을 위해서 쓰지만 여성은 이타적으로 가족을 위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씁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제8회 서울평화상을 수상하기 위해 방한한 방글라데시의 빈곤 퇴치 운동가 무하마드 유누스(66) 총재는 강연을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이중 의미 있는 것 중 하나는 이화여대와 체결한 협정식. 그라민은행(총재 유누스)과 이화여대(총장 이배용)는 이화여대 본관 소회의실에서 ‘이화여대와 그라민은행 간 국제협력을 위한 교육·연구·활동 교류 협정식’을 가졌다.

이번 협정에 따라 양 기관은 ▲그라민은행의 프로그램에 대한 공동 연구 및 활동의 참여 ▲빈곤퇴치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의 공동 개발 및 실시 ▲빈곤퇴치 연구 및 교육에 관한 연구 성과·출판물·정보의 상호 교류 ▲그라민은행 실무진 재교육 등 다양한 연구 및 교육 분야의 상호 협력을 추진하게 된다.

이화여대 이배용 총장은 "이화여대는 60년 전 사회복지학과를 국내 최초로 신설하는 등 사회복지 분야를 개척해왔다"면서 "이번 협약이 빈곤 없는 세상을 앞당길 수 있는 아름다운 밑거름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의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난 유누스 박사는 미국 밴더빌트대학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고 72년 고향인 치타공 대학에서 경제이론을 가르쳤다. 그러나 74년 대기근을 맞은 조국의 비참한 현실을 보며 무담보 소액 대출의 금융기법(마이크로 크레디트)을 창안했다.

유누스 박사는 83년 마이크로 크레디트 운영기관인 그라민은행을 설립, 현재까지 약 660만 명에 달하는 빈민들이 혜택을 받았고, 이중 58%가 절대빈곤에서 벗어났다. 농촌지역을 주무대로 극빈자에게 대출사업을 하고 있지만 원금 회수율이 98.91%에 이른다. 유누스 박사는 개발도상국의 빈곤 퇴치와 가난한 나라의 여성 권익을 위해 힘쓴 공로로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빈곤 없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초청강연을 한 유누스 박사는 "무담보 소액대출은 특히 여성에게 유익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그라민은행은 경제활동이 어려운 기혼여성 등 여성들에게 전폭적으로 돈을 빌려줘 여성들의 권익 신장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그라민은행 이용자 660여만 명 가운데 여성이 96%에 이르는데, 유누스 박사는 "돈을 빌려줄 경우 남성보다 여성이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훨씬 자산관리를 잘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혹자는 여성 고객이 대부분인 그라민뱅크의 이름을 그라민 위민스 뱅크로 바꾸지 그러냐"는 얘기도 한다고 유누스 박사는 말한다.

한편 국내 마이크로 크레디트 사업은 아직 걸음마 단계로, 대표적인 국내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관으로는 '신나는 조합'과 '사회연대은행'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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