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후중국 위키백과
그런데 이 웡통허에 대한 중국 내의 평가가 최근 바뀌고 있다. 청사공정에 참여하고 있는 학자들이 웡통허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앞서 지적한 바 있듯이 종래에는 무술변법을 주도한 한족 신진 관료들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고 이를 무산시킨 서태후 등은 부정적 평가를 받았다. 웡통허도 긍정적 평가를 받는 쪽에 속해 있었다.
변화는 바로 이 부분에서 생기고 있다. 청사공정에 참여하고 있는 학자들이 종래와는 달리 한족 신진 관료들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한편, 서태후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들의 논리에 의하면, 정치적 측면에서는 분명 캉유웨이 등 한족 신진 관료들이 진보적이었던 게 사실이지만, 문화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서태후 쪽이 더 진보적이었다는 것이다. 서태후는 “서양 외교관들이 중국 황제를 알현할 때에 예법을 느슨하게 할 것”을 주장하는 등 오히려 진보적인 측면을 띠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학자들은 무술변법 주도세력이 과거제 폐지를 주장하기는 했지만 웡통허는 이와 달리 과거제 폐지를 반대한 인물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또 무술변법 당시 웡통허를 파면한 사람은 종래의 통설처럼 서태후가 아니라, 실제로는 웡통허의 제자인 광서제였다는 것이 중국학자들의 새로운 시각이라고 한다. 전반적으로 볼 때에 서태후의 부드러운 측면이 부각되는 한편, 웡통허나 무술변법 주도자들의 완고한 측면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현재 청사공정에서는 무술변법 주도자들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한편 그 정적인 서태후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재조명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웡통허라는 인물에 대한 평가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만주족을 끌어안기 위한 표현
중국학자들이 이러한 재평가 작업을 통해 의도하는 바는 무엇일까? 중국학자들의 의도는 지금 당장 무술변법 자체에 대한 기존의 평가를 ‘혁명적’으로 뒤엎기 위한 것은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무술변법 주도자들의 문화적 보수성을 비판하면서도 그 정치적 진보성은 여전히 인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웡통허 재조명 작업의 진짜 의도는 무술변법 재평가가 아닌 다른 데에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럼, 그 숨은 의도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만주족 끌어안기’로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무술변법을 주도한 ‘한족’ 관료들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고 무술변법을 반대한 ‘만주족’ 서태후의 긍정적 측면을 부각시키는 것은 청나라 멸망 이후 소외된 만주족을 적극적으로 끌어안기 위한 의도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까지 부정적 평가를 받아 왔던 만주족 사람 서태후에게 후한 점수를 줌으로써 만주족들의 마음을 사기 위한 것이다. 어찌 보면, 그만큼 한족이 자신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근 중국 역사학자들 사이에서 웡통허란 인물이 재조명되는 것은 만주족을 적극적으로 포용하고 나아가 새로운 통합 중국을 건설하려는 한족의 정치적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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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jongsung.com.시사와역사 출판사(sisahistory.com)대표,제15회 임종국상.유튜브 시사와역사 채널.저서:친일파의 재산,대논쟁 한국사,반일종족주의 무엇이 문제인가,조선상고사,나는 세종이다,역사추리 조선사,당쟁의 한국사,왜 미국은 북한을 이기지못하나,발해고(4권본),한국 중국 일본 그들의 교과서가 가르치지 않는 역사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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