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와 경기도 광명시가 농업인들의 피해 최소화라는 미명 아래 중금속오염이 우려되는 농산물 유통을 방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광명시 가학폐광산 인근 농경지에서 수확된 쌀에서 납 성분이 기준치(0.2ppm)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 시가 수거에 나섰다.
그러나 오염원으로 지목되고 있는 도고천의 하천수를 농업용수로 사용해 재배된 농산물에 대한 전수 조사가 이뤄지지 못해 중금속오염 농산물 유통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채소는 중금속오염에 대한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아 도고천수를 이용해 재배한 채소에 대한 중금속 오염 측정이 제도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시와 농업인들에 따르면, 광명시에서는 178ha의 면적에서 벼농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대다수의 농경지가 가학동에 편중돼 있다. 가학동 인근 농경지는 도고천의 하천수를 농업용수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동일 농업용수 사용 재배농산물에 대한 전수조사가 실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농림부와 광명시는 중금속다량 검출 가능소인 33개 필지 5.5ha에 대해서만 조사를 실시했다. 이 중 22개 필지 4.4ha에서 납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조사 표본 농경지의 66%(필지 기준)가 오염에 노출된 것으로 나타났는데도, 광명시는 표본조사에서 중금속이 검출된 농지의 벼만 수거, 소각할 방침이어서 인근 오염 우려 지역에서 생산된 벼는 시중에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반해 화성시에서는 중금속오염이 우려되는 지역에 대해서도 농작물을 수거, 소각할 계획이어서 광명시와 대조적이다.
또 광명시 관내 비닐하우스 시설재배 총 150ha 면적의 대부분이 가학동 일원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다 가학동 시설재배 농작물 90%가 상추인데, 이 채소들은 지하수와 도고천의 하천수를 농업용수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나 중금속 오염 농산물 유통을 차단하기 위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 김모(53)씨는 "가학폐광산이 지난 1916년부터 1973년까지 60년 가까이 운영되면서 수십만톤의 폐광석이 농지와 수질을 오염시켜왔는데 특정 지역에 한정해 검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가학동 일대 농경지에 대한 전수조사와 도고천 하천수를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모든 농작물에 대한 조사가 이뤄져야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도고천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농지의 정확한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는 "폐광산 인근 오염 우려 지역에서는 식용작물을 생산하는 농가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해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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