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환 외교통상부 제1차관이 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외교통상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상학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열린 1일 외교통상부 국감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은 "한국은 왜 베이징 3자회동에 빠졌나"는 문제를 집중 제기했다.
한나라당 고흥길 의원은 "어제 회동 결과에 대해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정식 통보를 받았는가?"라며 "한국만 왜 배제되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대해 유명환 외교부 차관은 "우리 정부는 중국의 역할을 외교적으로 협의해왔다"며 "중국이 지난주 수요일에 북·미·중 3자 회동을 제안했고 주말에 미국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제 비밀리에 열린 3자회동 결과는 내용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고 의원은 "우리 국민들 대다수는 한국을 둘러싼 중대한 결정적 순간마다 철저히 왕따당했다는 우려를 금치 못하고 있다"며 "유 차관의 말을 믿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제 통일부 장관 국감에서의 답변 내용이나 외교가의 움직임을 보더라도 한국은 전혀 몰랐던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외교 역량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지 않을 수 없고 이른바 균형적 실용외교는 결국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의원이 "북한의 6자 회담 복귀로 유엔 제재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유 차관은 "6자회담에서 결실이 있을 경우 안보리는 다른 결의안을 통해 제재 수위를 조정하겠지만, 회담 복귀 자체만으로 현재의 안보리 제재 수준이 변경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대답했다.
"통일부는 북한에 무시 당하고, 외교부는 미국에 소박 당하고"
이어 질문에 나선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두 한국이 베이징 3자 회동에 빠진 것인 국제적으로 왕따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해봉 의원은 "통일부는 매번 북한에게 무시당하고, 외교부는 미국한테 소박만 당하고 있다"며 "한국은 왜 제외됐나? 미국과 중국과 평소 협의했다고 하는데 어떤 경로를 통해서 했나?"고 물었다.
유 차관은 이에대해 "외교 관례상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답했다.
이 의원은 "어제까지만 해도 양자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아무도 몰랐다"며 "외교부가 아무리 변명해도 외교정책의 실종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동북공정 등의 사례를 들며 "중국이 겉으로는 유엔 제재에 동참하는 척 하면서 뒤로는 북한과 밀거래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남경필 의원도 "한국 정부가 3자 회동이 열리는 과정에서 주동적 역할을 했는가 아니면 통보만 받은 것인가"라고 물으면서 "3자 회동이 열린다는 것을 한국 정부가 언제 들었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대해 유 차관이 "청와대 외교라인을 통해 보고받은 것"이라면서 보다 더 구체적인 것은 외교적 관례상 밝히기 어렵다고 답했다.
남 의원은 "이미 3자 회동이 끝났는데 이를 밝히지 못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3자 회동의 구체적 과정과 한국 정부의 인지 시점 등에 대해 오후 국감에서 유 차관이 보고할 것을 김원웅 통외통위 위원장에게 요청했다.
김 위원장은 남 의원의 의견을 받아들여 "오후 국감 적절한 시기에 차관으로 하여금 보고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열린우리당 정의용 의원은 "북한의 이번 6자 회담 복귀에는 무엇인가 미끼가 주어졌을 것"이라며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 때처럼 북·미 협상 뒤 나오게 될 재정적 부담을 결국 한국이 지게 되는 결과가 빚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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