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생명으로 키워라>바이북스
"오늘날 부모들은 자녀에게 더 많은 관심과 시간과 돈을 쓰고 있지만 자녀들은 부모에게 고마워할 줄 모르고 더 거칠고, 더 이기적이고, 마음은 더 황폐화되었다.
부모는 자녀가 자신들보다는 더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더 많은 관심과 시간과 돈을 쓰고 있지만 아이들은 결코 이전 시대보다 더 행복하지 않다. 아이들은 이전보다 더 나약하고, 더 물질주의적이다."
책의 서문을 장식하고 있는 이 글을 보면서 나는 마음 한구석이 뜨끔했다. 나 또한 여기에서 언급하는 '오늘날 부모'와 다를 바가 없는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아이가 나보다 더 행복하길 바란다면서 내가 해주는 것이라고는 '관심'과 '시간'과 '돈'을 쓰는 일이 대부분이니 말이다.
<생명으로 키워라>의 저자 윤종모 신부는 성공회 신부 중에서 명상으로 자기 수련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 기독교에서는 명상이 타 종교와 연관이 있다고 하여 배타적인데, 윤 신부는 그런 배타성을 버리라고 말한다. 다른 종교와 상관없이 명상 자체가 주는 이득만 취한다면 명상은 아주 훌륭한 자기 수련의 마음가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명상을 하면 사물을 밝고 맑게 볼 수 있다고 말한다. 명상을 통해 불순물이 가라앉은 맑은 물처럼 깨끗한 마음가짐을 갖게 된 부모는 아이를 새롭게 대할 수 있다. 아이들에게 바른 마음의 틀을 만들어 줄 사람은 바로 부모다. 부모부터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긍정적일 때 아이도 아름다운 영혼을 키워나간다.
부모가 아이에게 해 주어야 할 일은 좋은 장난감을 사주고 비싼 옷을 입히며 잘 가르친다는 학원에 보내는 것이 아니다. 저자는 부모가 아이를 위하여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배려는 바로 아이가 '높은 자존감을 갖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학업 성취도뿐만 아니라 도덕성, 정서, 인간관계 등 모든 면에서 좋다.
그럼 아이에게 높은 자존감을 만들어주기 위해 부모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우선 아이를 꾸짖고 나무라기보다 조그마한 일이라도 칭찬하고 사랑을 듬뿍 주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아이가 '나는 사랑 받는 존재다' '나는 가치 있는 존재다' '나는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존재다'라는 생각을 마음 속 깊은 곳에 품을 수 있다. 이렇게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아이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존감을 높이게 된다.
저자는 긍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 명상을 하라고 권한다. 명상은 어떤 특별한 기술이거나 자격이 아니며 누구나 마음으로 구하면 실천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명상이란 '마음을 집중하여 고요히 생각하는 것'이며 깊이 생각하고 마음을 비운 채 사물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명상하는 동안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고 삶 속에서 얻은 고통과 상처를 스스로 치유하게 된다.
이렇게 명상을 즐기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은 자연스레 고요하고 평온한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다. 저자는 부모만 명상할 것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명상의 과정을 누릴 것을 권한다. 호흡 명상, 산책 명상 등 다양한 형태의 명상 중에서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여 함께 즐기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아이에게 억지로 명상하라고 강요하지 않는 것이다. 아이 스스로 부모가 명상하는 모습을 보고 흥미를 느껴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호흡 명상의 예를 보면 엄마는 아이 근처에 앉아 눈을 감고 심호흡을 한다. 아이가 궁금해 하면 엄마는 누워서 숨을 들이쉬며 배를 볼록하게 하고 내쉬면서 배를 홀쭉하게 하는 복식 호흡을 보여준다.
이런 과정에서 아이가 흥미를 느끼고 엄마를 따라 하면서 자연스레 복식 호흡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는 엄마처럼 고요히 눈을 감고 상상의 세계에 빠져들어 명상의 시간을 가지게 된다. 상상은 명상에서 중요한 하나의 기법이라고 한다. 즐거운 상상, 긍정적인 상상을 많이 할수록 그 사람의 행복지수도 높아진다.
"가끔은 명상을 하며 호흡의 들고남을 마음으로 보는 경험을 아이들과 함께 나누라. 침묵의 명상은 내면의 고요함을 이루고, 내면의 고요함은 마음을 맑고 밝고 깊게 만든다. 그리고 아이들로 하여금 내면세계를 귀중하게 여기도록 만든다. 내면세계를 소중히 여기는 아이들은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난다."
살다 보면 지나치게 외적인 것, 물질적 가치 등에 매달려 지낸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이럴 때 한 줄기 바람과 같은 명상을 통해 평온한 마음 한 자락을 얻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사랑하는 우리 아이와 함께 나눌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으랴. 우리가 내쉬는 들숨날숨 속에 사랑과 생명과 행복이 함께 머무른다는 생각이 든다.
생명으로 키워라 - 나무마을 윤종모 신부의 명상으로 아이 키우기
윤종모 지음,
바이북스,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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