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에 취하고 100억 송이 국화향에 취하고

주말 나들이, 화려한 단풍과 국화꽃 만발한 고창 어때요?

등록 2006.11.02 15:39수정 2006.11.02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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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이번 주말에 나들이 계획 있으세요? 그럼 단풍 구경도 하시고, 100억 송이 국화의 그윽한 향기가 있는 전북 고창 어떠세요? 고창 선운사 단풍, 사진작가 분들도 인정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이번 주말에 나들이 계획 있으세요? 그럼 단풍 구경도 하시고, 100억 송이 국화의 그윽한 향기가 있는 전북 고창 어떠세요? 고창 선운사 단풍, 사진작가 분들도 인정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 장희용

단풍하면 우리나라 어느 곳 하나 그 아름다움이 모자란 곳이 없으니 고창 선운사 단풍이 제일 아름답다 할 수는 없지만, 고창 선운사 단풍은 사진작가 분들도 인정하는 아름다움으로 소문난 곳이니 가셔서 보시면 후회하지는 않을 겁니다. 산에 오르는 단풍 구경도 좋지만, 산에 오르기 힘드신 부모님이나 아이들과 함께 하는 단풍 구경이라면 오르막 없이 평온한 산책길로 되어 있는 선운사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선운사는 어느 한 곳 아름다움에 눈을 뗄 수가 없습니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선운사 입구까지 들어가는 산책로부터 가을 나들이의 기분을 참 상쾌하게 해 줍니다. 길 양 쪽으로 아름드리나무와 단풍나무가 늘어서 있어 숲 속 길을 걷는 듯한 기분, 아이들과 아내와 손을 잡고 오순도순 이야기 하며 걷기에 참 좋은 곳입니다.


길가에 인근 할머니 아주머니들이 옥수수며, 고창의 특산품인 고분자 호떡과 고분자 주스, 가을의 별미인 전어구이, 된장에 푹 찍은 배춧잎 안주에 막걸리 한 잔, 약간 쌀쌀한 몸을 녹여주는 김 모락모락 나는 어묵 한 그릇 등 먹을거리 볼거리가 새로운 재미를 준 답니다.

중간 중간 놓여 있는 벤치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고요, 그리고 선운사 입구 바로 앞에 넓은 잔디밭이 있는 데, 따뜻한 가을햇살 아래 집에서 싸 온 도시락 먹다 보면 행복한 기분이 저절로 들 겁니다.

a 주차장에서 선운사 입구까지 가는 동안 먹거리, 볼거리 구경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랍니다. 복분자의 고향인만큼 복분자를 이용한 음식들이 많았습니다.

주차장에서 선운사 입구까지 가는 동안 먹거리, 볼거리 구경하는 것도 색다른 재미랍니다. 복분자의 고향인만큼 복분자를 이용한 음식들이 많았습니다. ⓒ 장희용


a 선운사를 찾는 분들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곳. 바로 소원을 빌며 하나씩 쌓아올린 돌탑입니다.

선운사를 찾는 분들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않는 곳. 바로 소원을 빌며 하나씩 쌓아올린 돌탑입니다. ⓒ 장희용


a 개울에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참 많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고요. 한 아이가 물고기에게 빵 가루를 주네요.

개울에는 크고 작은 물고기들이 참 많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더라고요. 한 아이가 물고기에게 빵 가루를 주네요. ⓒ 장희용

그리고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것이 있는 데, 졸졸졸 흐르는 냇가에서 헤엄치는 물고기를 보는 겁니다. 작은 송사리 같은 것도 있고 선운사 안으로 들어가면 꽤 큰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데, 단풍만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색다른 구경거리가 있으니 아이들도 지루하지 않게 소풍의 재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선운사 돌담길을 따라 선운사를 구경하고 냇가 다리를 건너면, 10그루 정도의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는 데, 바람이 살랑 한 번 불어주면 노란 은행잎들이 우수수 떨어지는 데, 그 사이로 아이들과 아내와 함께 뛰어가 보세요. 정말 좋아요! 꼭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 기분이 황홀해 진다니까요.

그리고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은행잎을 요리조리 쫓아다니며 손으로 잡다보면 웃음소리, 행복한 미소가 저절로 지어집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이곳을 찾는 많은 분들이 이 놀이를 하는 데, 솔직히 애들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더라고요. 저 개인적으로는 선운사 단풍도 단풍이지만, 이곳이 정말 마음에 쏙 들었습니다. 세린이도 이곳이 제일 좋았다고 합니다.


a 선운사 하면 단풍도 단풍이지만 저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는 이곳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살랑살랑 바람에 노란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질 때 그 길을 막 뛰어가면 꼭 영화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까지 일으킬 정도입니다.

선운사 하면 단풍도 단풍이지만 저는 아름드리 은행나무가 있는 이곳이 정말 마음에 듭니다. 살랑살랑 바람에 노란 은행잎이 우수수 떨어질 때 그 길을 막 뛰어가면 꼭 영화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까지 일으킬 정도입니다. ⓒ 장희용

단풍 구경 다 하시면 이제 100억 송이 국화 향기 그윽한 곳으로

도시락 먹고 조금 더 논 후에 한적한 시골 마을 뒷산에 아름다운 자태와 그윽한 국화 향기 가득한 곳으로 걸음을 옮겨 보세요. 차로 10분 정도 가면 나오는 데, 바로 미당 서정주 선생이 태어난 선운리입니다. 매년 이곳에서 ‘100억 송이 국화 축제’가 열리는 데, 지금이 그 때입니다.


미당 생가 인근 미당 시문학관에서 미당의 묘소가 있는 질마재까지 20여분 구간은 국화향이 진동하는 국내 최고의 국화산책길이라고 합니다. 문학관 옆에 준비된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내리자마자, 음~ 가을바람을 타고 오는 국화향기! 국내 최고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단박에 느낄 수 있습니다.

향기가 어찌도 그리 진한지, 정말 향기에 취한다는 말이 아마 이런 경우를 놓고 하는 말이 아닌가 싶을 정도입니다.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향기를 쫓아 5분여 정도 마을로 걸어가면 드디어 100억 송이 국화 앞에 서게 되는 데, 100억 송이 국화라 해서 수 만평 정도 규모의 국화 밭을 상상한 탓에 그 규모에 약간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그 실망감은 금세 사라집니다.

a 100억 송이 국화가 품어내는 향기! 그 향기가 어찌나 진한지 정말이지 국화주 한 병은 다 마신 듯 취할 정도입니다.

100억 송이 국화가 품어내는 향기! 그 향기가 어찌나 진한지 정말이지 국화주 한 병은 다 마신 듯 취할 정도입니다. ⓒ 장희용


a 이 길이 국화향기가 좋은, 국화산책길로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랍니다.

이 길이 국화향기가 좋은, 국화산책길로는 대한민국에서 최고랍니다. ⓒ 장희용


a 산책길을 따라 올라가면 넓게 펼쳐진 국화들과 한적한 시골마을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산책길을 따라 올라가면 넓게 펼쳐진 국화들과 한적한 시골마을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옵니다. ⓒ 장희용

바로 100억 송이가 아니라 1000억 송이 정도 되는 듯 착각할 정도의 진한 국화 향기 때문이지요. 국화들 사이로 만들어 놓은 조그만 길을 따라 걷노라면 ‘와! 정말 좋다’하시는 감탄사가 절로 나옵니다.

멋진 추억을 담고 되돌아오는 시간, 국화꽃을 보기 위해 서둘렀던 걸음보다 천천히 걸으며 내려오다 보면 가을의 또 다른 낭만, 억새와 갈대가 손짓을 하면서 추수가 끝난 한적한 시골 마을의 정취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국화꽃 못지않은 아름다움이지요.

가을 단풍과 국화 향기, 그리고 억새와 갈대가 어우러진 시골의 낭만적인 정취까지 느낄 수 있으니, 주말 나들이로 이 만한 곳이 또 있을까 합니다.

a 6살, 아직 여행의 의미를 모를 수도 있는 나이지만 세린이는 은행잎 잡던 거하고 국화향기가 너무 좋았다며 내년에 또 가자고 합니다.

6살, 아직 여행의 의미를 모를 수도 있는 나이지만 세린이는 은행잎 잡던 거하고 국화향기가 너무 좋았다며 내년에 또 가자고 합니다. ⓒ 장희용

덧붙이는 글 | 지난 10월 29일에 다녀왔습니다. 고창 선운사와 선운리는 서해안 고속도로 선운사 나들목에서 나오시면 됩니다. 이정표가 있으니 큰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덧붙이는 글 지난 10월 29일에 다녀왔습니다. 고창 선운사와 선운리는 서해안 고속도로 선운사 나들목에서 나오시면 됩니다. 이정표가 있으니 큰 어려움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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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입니다. 아름다운 세상, 누군가 그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결코 오지 않을 세상입니다. 오마이 뉴스를 통해 아주 작고도 작은 힘이지만 아름다운 세상을 위해 땀을 흘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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