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죽어서도 위·아래가 분명하다

목재의 상하를 구별하는 방법

등록 2006.11.07 18:12수정 2006.11.07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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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아래를 구별해 가면서 목재를 다듬고 있는 장면-경남 산청군
위와 아래를 구별해 가면서 목재를 다듬고 있는 장면-경남 산청군이재은

최근에 일고있는 웰빙 바람은 주거문화에도 불어와 건축의 신축 현장이나 리모델링 현장에 그 여파를 미치고 있다. 시멘트나 화학성 건축자재의 독성에 식상한 사람들은 친환경적이라는 이유말고도 나뭇결의 아름다움과 그 향에 취해 나무를 기본 자재로 하여 집을 짓는 경우가 많아졌다.

집을 짓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어서 대부분의 사랍들은 이를 아예 전문가의 손에 통째로 맡기곤 하지만 일부의 사랍들은 여기 저기서 단편적인 지식을 동원하여 손수 자기 집을 짓는 경우도 허다하다.

인건비나 기타의 비용을 우려한 나머지 기본적인 지식을 무시한 채 직접 집을 짓는다든지 또는 리모델링을 할 경우 큰 낭패를 초래할 수가 있는데 다른 형태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특히 나무를 기본 자재로 쓰는 한옥이나 기타 목조 주택일 때는 세심한 주의를 요해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하면 나무의 기본적인 특성을 잘 고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터잡기나 기초 등 여러 부분에서도 많은 예비 지식이 필요하지만 여기서는 우선 나무의 기본적 특성인 나무의 상하 구별법에 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다듬기가 끝나고 조립을 위해 쌓아놓은 목재들
다듬기가 끝나고 조립을 위해 쌓아놓은 목재들이재은

이재은

위의 그림은 원목 상태의 나무를 옆으로 뉘어놓은 것이다. 이처럼 원목상태에서는 식별하기가 보다 용이하지만 이것이 껍질을 벗기고 제재소에서 가공된 이후라면 문제가 크게 달라진다. '가'와 '나'의 경우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아무나 식별할 수 있는데 그것은 나무의 옹이를 보고 판단하는 방법이다. 보통의 나무는 '가'와 같이 각각의 옹이가 V자 형태를 취하고 있거나 '나'와 같이 옹이 내부의 나이테가 한 쪽으로 몰려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와 '라'의 경우는 나무를 다루는 전문가들도 판단하기가 쉽지않은데 이 때는 칼이나 손대패로 옹이를 깎아보거나 나무의 정 중앙에 굄목을 놓고 양쪽의 기울어짐을 보는 것이다. 나무의 옹이를 깎을 때 어느 한 쪽으로 엇결이 생기는데 그림의 경우 우측으로 엇결이 생기면 반대쪽인 좌측이 나무의 윗부분이 되는 것이다.

한옥 조립의 현장 - 수직 부재는 물론이고 수평 부재도 위.아래를 구분하여 마당으로 향하거나 건물의 중앙을 향하도록 한다.
한옥 조립의 현장 - 수직 부재는 물론이고 수평 부재도 위.아래를 구분하여 마당으로 향하거나 건물의 중앙을 향하도록 한다.이재은

많은 가정에서 참나무나 대나무 숯을 습도 조절 또는 탈취용으로 냉장고나 실내에 비치해 놓는다. 숯의 내부는 황토와 마찬가지로 수없이 많은 미세한 기공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기공들이 악취를 제거하고 습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해주기 때문인 것이다.


이를 오랫동안 실내에 방치하다보면 먼지가 수북히 쌓이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먼지쌓인 숯을 그냥 버리지않고 흐르는 수돗물에 씻고 말려서 재사용한다. 이 때 숯으로 변한 나무가 아래 위를 구분할 수 없으니 놓여진 그대로 제자리에 갖다놓기가 일쑤일텐데 이럴 때도 나무는 상하가 분명하여 숯을 거꾸로 놓으면 물이 잘 빠지지않아 며칠이 지났는데도 숯의 내부에서 물이 고여있는 것을 발견했던 경험도 많으리라 본다.

가끔 목조 건물의 신축이나 목재를 이용한 리모델링 현장에서 나무의 위.아래를 구별하지않고 거꾸로 세워놓은 광경을 볼 수가 있는데 이것은 외관상은 물론이고 아까 숯의 경우처럼 기능상의 문제도 발생하기 쉽다. 물과 나무는 서로 상극인데 머금은 물기를 신속하게 내뱉지 못한다면 오랜 기간 동안 하중을 견뎌야 하는 구조재의 경우 쉽게 부식하여 건물 전체에 나쁜 영향을 초래할 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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