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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경감을 내세운 현 정부의 출범 이후 오히려 사교육 시장은 더욱 증가하였다.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의 국감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입시학원 수는 2001년말 1만3780개에서 2006년 6월말 2만7724개로 5년 사이에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2008학년도 입시안이 발표된 이후 논술학원의 숫자가 2년 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나는 등 관련 사교육시장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교육부가 유기홍 열린우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논술학원으로 등록된 학원 수는 2006년 6월 30일 현재 465곳으로 이 중 86.5%인 402곳이 2004년 이후 설립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초등학습 전문업체 와이즈캠프의 설문 조사에 의하면 초등학생 가운데 18%가 논술 사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4분기에 웅진씽크빅은 1442억원, 메가스터디는 34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면서 주식 시장에서도 교육관련주가 연일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사교육의 증가는 대학입시제도의 변화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입시학원 증가율은 2002 서울대가 논술 부활을 요지로 하는 대입전형을 처음 발표하자 22.9%까지 큰 폭으로 올랐으나, 이후 논란의 방향이 내신으로 옮겨간 2003년에는 15.1%로 떨어졌다.
하지만 2003년 논술 반영 비율을 높이겠다는 서울대 입시안이 확정 발표되자 2004년에는 16.0%로 2005년에는 20.3%로 대폭 증가했다. 서울대를 필두로 하는 대입 전형 방향에 따라 사교육 시장도 춤을 추고 있는 셈이다.
논술 본고사는 그 속성상 고등학교의 정상적인 교육과정 수준이나 체계와 무관한 것이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가지고 시험을 치르라고 강요받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은 설령 학교에서 일정 정도의 논술 수업을 받는다 하더라도 상당 부분을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또 논술 사교육은 그 특성상 고액의 교육비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김교흥 열린우리당 의원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논술 사교육비가 30만원~50만원이라는 응답이 30.1%로, 50만원~100만원이라는 응답이 28.8%로 나타났다. 특히 고3 수능 직후부터 논술 고사 시행일까지 이른바 ‘대목’ 기간에는 200만원이 훌쩍 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논술 본고사의 최대 수혜자는 고액의 사교육을 부담할 능력이 있는 부유층의 자녀이며 최대 피해자는 하루하루 먹고살기에도 힘겨운 서민층의 자녀이다.
사교육을 잡겠다며 EBS 강의, 방과 후 학습 등의 전시 행정용 정책을 제시하는 교육부는 왜 입시 제도의 개선이라는 본질적인 해결책에는 눈을 감는가? 논술 본고사의 폐지, 그리고 학교 교육 중심의 입시 제도의 도입 없이는 결코 사교육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덧붙이는 글 | 이형빈 기자는 이화여고 교사입니다. 논술 본고사의 문제점을 총7회로 연재할 예정입니다.
[논술 본고사, 무엇이 문제인가?]
1. 2008학년도 입시안은 건국 이래 최악의 입시안
2. 논술 본고사, 창의력 평가가 아닌 변별력 확보의 도구
3. 논술 본고사와 사교육비 증가
4. 논술 본고사와 교육 불평등 심화
5. 대학에 학생 선발권을 맡겨야 하나?
6. 외국의 논술 고사는?
7. 입시제도 개혁을 위한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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