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고, 변신은 무죄

충남 예산여상, 예산정보미디어고로 전환하여 특성화된 전문인력 양성

등록 2006.11.11 17:45수정 2006.11.1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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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고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충남 예산지역에서 지난 20여년간 상업분야 인재양성을 담당했던 예산여상이 정보미디어 특성화고로 전환을 결정했다.

따라서 예산여상은 영상, 웹콘텐츠, e비즈니스로 구성된 새로운 교육과정으로 2007년부터 탈바꿈하게 되며, 학교명도 예산정보미디어고로 바뀌게 된다.

그렇다면 예상여상은 왜 이러한 대수술을 감행한 것일까?

많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예산여상의 변신은 도농복합도시에 소재되어 있는 국내의 타 실업고의 환경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즉, 과거 농공업, 상업분야를 유지하고 있는 실업고 교육체제는 현 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양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진학인구 부족과 사회적으로 부는 실업고 기피현상이 맞물리면서 일부 학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실업고의 미달사태는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러다보니 경쟁력 없는 실업고는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국가적으로 육성지원하고,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있는 영상, 정보, 문화, 관광 등의 산업분야와 연계되어 개편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실업고 개편은 장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영상분야의 고교의 경우 다양한 문제가 산재되어 있다. 우선 시설 및 장비가 고가이기 때문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다. 또, 이러한 인프라가 구축된다 하더라도 영상미디어 분야를 가르칠 수 있는 교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좋은 환경 하에서 교육수혜를 받기가 어렵다.


충남의 한 교사는 “영상과 관련된 특성화고에 부임을 하면 본인의 전공이 아닌 방송-영상 등의 교과목(촬영, 편집 등)을 가르칠 수도 있게 된다. 따라서 방학 중 특수분야 연수와 평소 온라인교육 등을 병행하며 학생들에게 교육을 시행하고 있지만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교육을 지향하기 힘들다”며 “특히, 몇 년 정도 숙련이 되어 가르칠 만하면 타 학교 전근이 이루어지고, 기존에 가르치던 영상분야가 아닌 그 학교에 맞는 또 다른 교육과정에 맞춰야 한다”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현 사회의 인기직종을 쫓아가고 있는 실업고의 ‘특화’, ‘특성화’ 전략은 많은 준비과정과 분석이 있어야 하며, 전문교사의 양성, 관련분야의 사회적․지역적 네트워크 연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한다.


20여년 만에 새로운 시도를 하게 되는 예산여상의 성기윤 교장도 인터뷰에서 학사행정을 체계적으로 준비하고, 내년부터 신설되는 새로운 교육과정에 지장이 없도록 관련 교사 재교육과 시설-기자재의 구축, 산업체 겸임교사 채용, 지역의 영상-정보 특성화 대학, 산업체 등과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한다.

다음은 예산여상 성기윤 교장과의 인터뷰 주요내용이다.

예산여상 성기윤 교장
예산여상 성기윤 교장김봉덕

-예산여상에서 예산정보미디어고로의 교명 변경 및 학과 개편을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회적으로 부는 실업계 기피현상과 인문계 선호사상이라는 측면도 한몫 하고 있지만 그 무엇보다도 현재의 상과체제의 교육과정에서는 정보화 사회가 요구하는 기술인 양성에 한계가 있다.

예를 들어 최근 3년 동안 졸업생의 대학 진학률이 70%이상씩 증가하고, 진학 학과도 고교시절에 학습한 교육이 연계되는 영역이 아닌 소위 현 시대에 인기 있는 학과로 편중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실업학교로서의 정체성을 제고하고, 실업학교 교육 이념 및 교육과정을 지향하기가 힘들다.

특히, 인근지역 중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실업계 진학시 대부분 영상, 웹콘텐츠, E비즈니스, 게임 등으로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다. 상과 성향을 띤 현재 예상여상의 교육과정상에서는 앞으로 진학예정인 지역 중학생도 끌어들일 수 있는 비전 있는 교육과정을 제시하지 못한다.

이대로라면 정원대비 입학생수가 해가 거듭될수록 부족하다는 것이 사회적 현실이고, 우리학교와 같이 기존 교육체제를 가지고 있는 실업계고는 자생력이 약해진다는 것이 당연한 결과이다. 따라서 소량의 특성화된 인력양성 체제로 체질을 개선한 전문화 교육이 학교의 발전 방향이라고 생각하고 교명 변경 및 학과개편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사립학교로서 1984년 개교를 하여 졸업생 6200여명을 배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졸업생에게는 본인이 졸업한 학교 명칭과 학과가 사라지고, 교사와 재학생에게는 새로운 분위기의 학교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러나 현 시대에 맞게 기존의 예산여상이 가지고 있는 교육과정이 바뀌어야 하고, 도농복합지역인 예산군에 소재되어 있는 실업계 고교가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 교사 및 졸업생, 지역사회가 모두 공감했다는 것이 해결책이라면 해결책이었다.

재단과 몇 명의 학교관계자의 일방적인 선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많은 분들의 이야기에 귀를 담았다. 예를 들어 지난 4월에는 본교 교직원, 재학생, 졸업생, 학부모, 지역사회인사, 중학생 등을 대상으로 포괄적인 의견 수렴과 학교명, 학과개편에 대한 설문조사를 거쳤고, 학교 관계자와 교사간에도 많은 대화를 했다.

특히, 고맙기도 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던 것중에 하나가 기존에 선생님들이 교육과정안에서 영상매체를 이용한 교육이라던지 신문활용교육(NIE), ICT활용교육 등을 이미 시행하여 재학생들에게 수혜를 받게 한 교육경험이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일부 선생님들은 인프라가 취약한 이 지역에서 영상분야에 관심을 갖고 재학생들과 함께 전국미디어콘테스트 공모전에 출품하여 상을 받기도 하여 지역사회를 놀라게 한 적도 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예산정보미디어고로 왜 변경이 되었는지. 어떻게 변했는지에 대한 홍보가 절실하다. 특히, 지역 우수인재를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알리려고 노력중이다.

또, 신입생을 받고 기존 학과(재학생)와 괴리감이 생기지 않도록 학사행정을 준비하고, 새로운 전공분야의 교육과정에 지장이 없도록 관련 교사 재교육과 시설 및 기자재 확충, 산업체 겸임교사 채용 등의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한 이미 관련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지역의 영상-정보 특화 대학, 산업체 등과 연계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방안을 모색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들 모두 앞으로의 진로에 큰 무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한 시대를 앞서가는 전문인이 양성되도록 노력하겠다."

덧붙이는 글 | 충남영상뉴스 www.cnnews.co.kr 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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