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를 반쯤 잘라 보았다. 껍질은 아이스크림처럼 부드럽고 맛은 잘익은 복숭아처럼 부드럽다.조태용
나는 그 나무로 다가갔다. 벌들이 윙윙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데 그 나무는 다름아닌 무화과였다. 벌들이 무화과에서 흘러나오는 달콤한 과즙을 먹기 위해 달려든 것이었다. 얼마나 맛이 좋으면 벌들이 찾아 왔을까 싶어 벌을 쫓아 버리고 무화과를 따서 하나 먹어봤다.
달콤하면서도 독특한 맛과 향, 그리고 한없는 부드러운 것이 아이스크림도 울고 갈 것 같았다. 머리가 띵할 정도의 달콤한 무화과를 하나 먹고나니 그 다음에 나도 모르게 익은 무화과를 몽땅 따서 먹어버리고 말았다.
“길가에 심어져 있으니 주인도 없을 거야. 이렇게 익어서 떨어지려고 하는데 따지 않은 것을 보니 말이야.”
이렇게 내 스스로 비양심을 위장하면서 말이다. 다행이 보는 사람 없고 특별히 마을 어귀에 심어져 있어 주인이 없던 모양인지 나의 행동을 나무라는 사람은 없었다. 그만큼 무화과는 보기에는 보라색 주머니처럼 보이지만 일단 맛을 보면 다시 찾는 매력적인 과일이다. 화려한 꽃대신 달콤함을 무기로 사람들을 끌어모아 종을 번식시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