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칭 '대포폰'과 '대포통장' 등을 이용한 인터넷 사기는 검거하기가 쉽지 않다. 그것도 현행범으로 검거하기란 '하늘에서 별따기'다. 그러나 범행을 시도할 때 즉시 신고만 되면 현행범으로도 잡을 수 있다.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9일 한 시민의 기지어린 제보로 서울과 전국을 무대로 4개월간에 걸쳐 인터넷쇼핑 사이트에서 자전거 등 물품을 판매한다고 속이면서 40여명에게서 약 500만원을 가로 챈 ○○○(남·33)씨를 사기미수 현행범으로 체포해 구속했다. 범인은 사기 등 전과 8범으로 4개월전 출소한 직후부터 또다시 사기행각을 벌여왔다.
그를 붙잡을 수 있었던 건 한 시민의 결정적인 제보 때문이었다. 그는 거래를 위해 통화를 하면서 의심쩍은 느낌이 들자, 대포폰 등 인터넷 거래 사기 피해신고사이트(www.thecheat.co.kr)를 검색해봤다고 한다. 그 결과 위험 거래자로 등재된 사실을 확인했고 곧바로 그를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즉시 범인의 위치를 파악했고 출동해 체포했다.
동대문경찰서(서장 김병화)는 제보 시민에게 일체 신분 비밀을 보장하고 신고보상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동대문서는 "인터넷에서 의심스러운 거래에 대해서는 피해 신고 사이트에서 동종 피해사례를 검색하고 사기범이란 확신이 들면 즉시 신고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현직 경찰관입니다. 현재 사기범죄를 다루는 수사과장으로 있으면서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을 이용한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데도 이를 방지할 법적인 장치가 없음을 늘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대포폰'이나 '대포통장'을 만들어 주는 이유가 아무리 경제적 궁핍 때문이라고 해도 그로 인한 피해는 엄청납니다. 이런 와중에 시민의 기지로 상습 인터넷 사기범을 검거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림으로써 경각심도 불어넣고 범죄 예방 및 검거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기사로 작성하였습니다. 강·절도 등 강력범죄 뿐만 아니라 사기 등 경제 범죄도 시민과 함께 예방 치안을 적극적으로 전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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