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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옥자 교수가 "우리는 조선왕조와 그 문화에 대해 평가절하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식민사관에 의해 지속적으로 교육받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 한성희
"구리시에서 언젠가는 동구릉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을 기대했지만 이렇게 폭 넓고 깊이 있게 조선왕릉 학술대회를 열 줄은 몰랐다."
16일 구리시와 구리문화원이 주최한 '제1회 조선왕릉 동구릉의 역사와 문화' 학술대회에 기조강연을 했던 정옥자(서울대 국사학과) 교수의 첫 말이다.
내년 7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두고 있는 조선왕릉은 우리나라에서 예비 등재한 잠정목록 중 제1위에 있다. 그러나 조선왕릉의 사학적 가치를 증명할 학술 연구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앞둔 현재도 너무 빈약하다.
전국에서 가장 작은 지방의 일개 시에서 국가차원에서 열어야 할 조선왕릉 학술대회를 개최했다는 것은 이런 의미에서 매우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구리시는 조선왕릉의 최고봉인 동구릉이 있고,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을 비롯해 선조, 영조 등 7명의 왕과 10명의 왕비가 조선 500년 흥망 역사를 간직한 채 잠들어 있다.
김순경 구리문화원장이 토로한대로 "조선 500년 역사가 살아 숨쉬는 동구릉에 학술적 연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면서도 본격적인 학술대회가 열리지 못했다"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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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추의 여지없이 강당을 메운 참석자들은 진지하게 발제문을 보며 연구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 한성희
딱딱한 학술대회장답지 않게 구리시청소년수련관 강당 300석을 메운 궁궐지킴이, 문화관광해설사, 향토사학자, 시민 등의 모습에서 그간 목말랐던 조선왕릉의 학술 욕구를 볼 수 있었다.
이번 학술대회는 '조선왕조의 기본성격과 동구릉'(정옥자 서울대 교수) '동구릉의 주인과 시대'(연갑수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부장) '동구릉의 조성과정'(서울대 규장각한국학 연구원) '동구릉의 입지조건과 자연환경'(김기덕 건국대 교수) '동구릉 상설제도의 내용과 특성'(홍순민 명지대 교수) 등 다양하고 깊이 있는 동구릉 연구 발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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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리시 동구릉에 있는 태조 이성계의 건원릉은 동구릉에서 가장 높다. ⓒ 한성희
그간 목말랐던 조선왕릉 학술 대회라는 것을 증명하듯 정연식(서울여대) 교수 한동수(한양대)교수 은광준 조선왕릉연구소장과 참석자가 참여한 종합토론은 예정시간을 1시간 넘게 넘기면서 뜨거운 열기를 뿜었다.
정옥자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조선왕릉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있음은 앞으로 우리 학자들이 열심히 연구할 과제"라며 "오늘은 개괄적인 발표가 목적이므로 앞으로 무한한 학술 분야임을 의심치 않는다"고 만족해했다.
이번 학술대회를 지난 3월부터 준비했던 고준선 구리문화원사무국장은 "구리시가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을 알리려는 노력을 해왔고 동구릉 어가행렬을 재연한 바 있으나 볼거리 중심의 동구릉 문화제에 학술연구를 더함으로써 시민들에게 역사적 가치를 더욱 의미 있게 전달하려 한다"고 밝혔다.
구리문화원은 이번을 시작으로 2년에 한번 동구릉 학술대회를 열어 동구릉의 연구를 심도 있게 발전시킬 계획이며 특별계획사업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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