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오광대 첫째마당 문둥이과장] 소고를 들고 등장하여 대사없이 춤을 춘다정학윤
기자는 탈패로서 대학시절을 보냈다. 그들의 정기공연 소식을 접했을 때 꼭 가봐야겠다는 마음이 든 것은 반독재가 풍미하던 시절 70~80년대의 탈춤판이 떠올랐기 때문이고, 지금은 "그 판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어떻게 변했을까"하는 관심 때문이었다.
70~80년대 시절의 대학문화를 이야기함에 있어서 탈춤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소비지향적인 대학문화를 경계하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생산적인 문화활동으로써 대학생들의 우리 것에 대한 관심은 소멸해가는 탈춤 농악 등에 이르게 되었다.
당시는 군사정권의 폭압으로 인해 합법적인 언로가 봉쇄되어 있는 상황이었다. 그때의 대학가 탈춤판은 군사정권의 폐해 등을 알리는 언로구실을 하였다. 탈춤에 함의되어 있는 '피지배층의 지배층에 대한 저항문화' 상징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자리였던 것이다. 춤판의 끝인 뒤풀이는 반독재 시위로 이어진 예가 많았다. 따라서 당시의 탈춤동아리는 시위를 지원하는 불온동아리로 취급받았었다.
탈의 어원은 무언가 '탈이 났다'에서 유래된 것이라 한다. 탈이 난 것을 탈이라는 바가지를 쓰고 고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탈놀이 후 탈을 소각하는 것은 탈이 난 것에 대한 해원해소를 기원하는 주술적 의미인 것이다. 7~80년대의 대학생들에게 불합리한 사회구조와 군사독재의 폭압이 바로 이 사회의 탈이었고, 이를 고치고자 하는 의지를 탈춤판에서 담아내었던 것이었다.
지금의 탈춤판은 어떤 모습이며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그들이 가진 문제의식이나 그들이 바라본 지금 이 사회의 '탈'은 무엇일까?
탈춤판은 ▲풍물을 치고 마을을 돌면서 놀이를 알리는 <길놀이> ▲ 천지신명께 놀이를 알리는 <고사> ▲ 본격적인 <춤판> ▲ 연희자와 관객이 함께 어우러져 노는 <뒤풀이>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