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의 낙원, 안성으로 놀러 오세요"

71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는 안성의 '호수이야기'

등록 2006.11.24 12:29수정 2006.11.24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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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백두산 천지를 연상케하는 마둔호수 또한 드라이브코스로 제격이다

백두산 천지를 연상케하는 마둔호수 또한 드라이브코스로 제격이다 ⓒ 송상호


“안성에는 자그마치 호수(또는 저수지)가 71개나 있지요. 그 중 한국농촌공사 안성지사가 관리하는 저수지는 18개소인데, 모두 규모가 큰 호수입니다. 물론 안성시청에서 관리하는 저수지는 규모가 작은 것으로 53개소이죠.”

안성시청의 저수지 담당자가 들려 준 이 말에 새삼 놀랍다. 안성에 저수지가 많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많을 줄이야. 안성을 ‘호수의 도시’라고 불러도 손색이 전혀 없을 거 같다.


a 드라이브코스로는 단연 최고인 금광호수는 고급 숙박시설도 갖추어져 있어  좋다

드라이브코스로는 단연 최고인 금광호수는 고급 숙박시설도 갖추어져 있어 좋다 ⓒ 송상호

‘호수’와 ‘저수지’의 차이는 무얼까?

어떤 때는 ‘호수’라고 했다가 어떤 때는 ‘저수지’라고 하니 그것 참 헷갈리는 노릇이다. 기준이 뭘까. 일반적으로 규모가 큰 곳을 ‘호수’라 하고 규모가 작은 곳을 ‘저수지’라고 하는 것 같으니 ‘호수’와 ‘저수지’를 나누는 기준이 규모인 듯 보이지만, 그것은 통상개념일 뿐 정확한 것은 아니다.

두 낱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렇다. 호수란 ‘육지의 내부에 위치하여, 못이나 늪보다도 넓고 깊게 물이 괴어 있는 곳’이란 뜻이다. 반면에 저수지는 ‘물을 모아 두기 위하여 하천이나 골짜기를 막아 만든 큰 못’이라고 사전에서 정의하고 있다.

언뜻 보면 ‘호수’는 자연 발생적인 것을 말하는 듯 하고, ‘저수지’는 인위적으로 만든 곳을 말하는 듯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우리나라만 해도 여러 군데에 ‘인공 호수’가 있다. 경기도 일산에 동양 최대의 ‘호수 공원’이나 삽교호, 대청호, 소양호 등이 대표적인 인공적으로 만든 호수이다.

그럼 대체 ‘호수’와 ‘저수지’는 어떤 차이 일까. 사실 이 질문 자체가 어리석은 질문이다. ‘호수’와 ‘저수지’는 서로 차이가 나는 상충되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이 괴어 있는 큰 곳’은 ‘호수’이며, ‘물을 저장해두는 큰 곳’이 ‘저수지’라고 한다면 동일한 곳을 두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개념의 차이일 뿐이지 않겠는가.


그러므로 은밀히 말하자면 ‘호수’와 ‘저수지’는 다른 곳이 아니다. 그러니 ‘안성의 호수’와 ‘안성의 저수지’는 같은 곳의 다른 개념일 뿐이다. ‘호수’와 ‘저수지’의 개념 설명은 이 정도로 해두자.

a 우리나라 최대의 성지인 미리내성지의 입구에 있는 미리내 호수의 공식 명칭은 '미산저수지'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성지인 미리내성지의 입구에 있는 미리내 호수의 공식 명칭은 '미산저수지'이다 ⓒ 송상호

안성의 대표 호수들


그런데 안성에 있는 호수 중 대표적인 호수는 어디일까. 규모로 말한다면 고삼호수, 금광호수 등이 최고이다. 특히 고삼호수는 경기도에서 2번째로 큰 호수이다. 그 다음으로 마둔호수, 청룡호수, 미리내호수(미산호수), 덕산 호수, 용설리 호수 등이 있다.

큰 규모의 호수들은 대체로 큰산이나 유명한 종교시설을 끼고 있어 좋다. 마둔호수는 서운산과 석남사, 청룡호수는 서운산과 청룡사, 용설리 호수는 칠현산과 칠장사, 미리내 호수는 미리내 성지 등이 그것이다. 또한 규모가 큰 호수들은 차로 드라이브를 하면서 경치를 즐길 수 있다는 공통적인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몇 군데 지정해놓고 ‘호숫가 연속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을 듯하다.

고삼호수는 이례적으로 호수 가운데 섬이 3개가 떠 있다. 그래서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촬영장이 되기도 한 곳이다. 뿐만 아니라 경치도 수려하고 낚시 배도 많이 띄워져 있어 관광코스와 낚시터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고 있다. 청룡호수는 수상스키, 오리 배, 모터 보터 등의 수상 레저 스포츠를 즐길 수 있으며, 700년 된 사찰 ‘청룡사’와 ‘서운산’이 옆에 있어 금상첨화의 호수이다.

금광호수는 다른 호수들보다 드라이브 코스로 최고다. 도로를 따라 조각공원과 음악이 잔잔한 청학대 미술관이 있으며, 금광호수를 끼고 산림이 우거진 도로변을 따라 드라이브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경기도 투어 호텔로 지정된 금강모텔과 비치호텔 등 고급 숙박시설이 갖추어져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a 유난히 낚시 배가 많이 떠 있는 고삼호수 저 편에 섬들이 보인다..

유난히 낚시 배가 많이 떠 있는 고삼호수 저 편에 섬들이 보인다.. ⓒ 송상호

왜 안성에는 유난히 호수가 많을까

안성에는 왜 호수가 71개나 될까. 저수지가 많은 것은 그만큼 농사 지역이라는 증거다. 삼국시대에서부터 경기 이남의 최대 곡창지인 ‘안성평야’의 일원으로서 크고 작은 저수지를 많이 만들어 농사를 위해 물을 저장해두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난히 안성에 호수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대규모 농사를 뒷받침 해줄 큰 강이 안성에는 없어서 일게다. 안성천, 청미천, 금석천 등의 하천들이 있긴 하지만 안성의 농사를 모두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으리라. 그러니 군데군데 저수지를 만들 수밖에. 이런 시각으로 보면 저수지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a 차로 돌면 호수 전부를 볼 수 있는 용설리 호수는 부근에 칠장사와 칠현산이 있어 금상첨화다..

차로 돌면 호수 전부를 볼 수 있는 용설리 호수는 부근에 칠장사와 칠현산이 있어 금상첨화다.. ⓒ 송상호


호수(저수지)의 1차적 사명은 단연 농사이다. 건기를 위해 물을 저장해두었다가 농업용수로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두 가지 역할이 보태어졌다. 관광객들의 눈을 즐겁게 하는 관광지와 호수에 앉아 고기를 낚는 강태공들의 낚시터의 역할이다. 호수 주위를 돌아보면 호숫가에 죽 치고 앉아 세월을 낚는 강태공들의 여유로움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이래서 호수가 많은 안성은 복 받은 것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날씨가 쌀쌀한 요즘 가족들과 함께 차를 타고 안성 호숫가를 드라이브한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순 없지 않을까 싶다.

a 청룡사와 서운산 입구에 있는 청룡 호수는 수상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곳으로 유명하다..

청룡사와 서운산 입구에 있는 청룡 호수는 수상레저 스포츠를 즐기는 곳으로 유명하다.. ⓒ 송상호

덧붙이는 글 | *안성평택 벼룩시장에도 송고 했습니다.

덧붙이는 글 *안성평택 벼룩시장에도 송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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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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