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도시를 자청하며 유아교육을 포기한다고?"

아산시 아기스포츠단 폐강 결정에 학부모들 반발… 27일 시청서 시위

등록 2006.11.25 16:06수정 2006.11.29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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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시가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관장 최성근)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기스포츠단을 폐강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학부모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아산시는 지난 16일(목) "지난 15년간 여성회관, 문화예술회관, 스포츠센터, 아기스포츠단 등 복합적인 기능을 수행해 왔으나 아산시의 평생학습도시 선정과 시대 변화에 발맞춰 프로그램을 대폭 수정해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체제로 전환키로 운영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a 아기스포츠단 원생이 수업이 끝난 후 강사의 인도에 따라 귀가하기 위해 집 앞에서 내리고 있다.

아기스포츠단 원생이 수업이 끝난 후 강사의 인도에 따라 귀가하기 위해 집 앞에서 내리고 있다. ⓒ 박성규

아울러 "정부에서 보육아동 30%가 이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국·공립 보육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300세대 이상 신규 분양되는 공동주택 보육시설을 우선적으로 국·공립 시설로 운영토록 보육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복합기능 중 유치원의 기능을 수행해 오던 아기스포츠단의 유아교육은 국·공립 및 민간 전문 보육시설에서 전담함에 따라 현재 재원생들이 수료하는 2007년 2월에 프로그램을 폐지해 여유공간을 확보한 후 부족한 평생교육 프로그램 운영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학부모들이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반발하며 시에 진정서를 제출하는 등 철회를 요구하고 나서 시와의 충돌이 예상되고 있다.

자녀가 아기스포츠단에 재원 중이거나 재원을 희망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시가 밝힌 폐강 사유에 대해 "여성부에서 내려 온 정부 시책과 아기스포츠단 운영체계는 전혀 다른 맥락임에도 이를 핑계 삼아 폐강 결정을 내린 것은 납득이 안 되는 처사"라며 강력히 대처해 나갈 것임을 천명했다.

한편 이번 폐강 결정과 관련, 시 홈페이지 게시판을 비롯한 각종 란에도 계속해서 하루 수십여 건씩 폐강을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비난 글이 올려지고 있다.

'아기스포츠단'은 아산의 자랑
―학부모들 "폐강 결정은 아산시가 유아교육을 포기하는 것" 개탄



자녀가 재원 중인 한 자모(신정동)는 "아기스포츠단 교육비로 어떤 사립이나 국·공립 유치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없다"며 "2월 졸업과 3월 입학식때 (시장)사모님과 시장님께서 번갈아 오셔서 아산시민의 꽃이며, 국민생활관의 보석이라던 우리 아이들이 선거가 끝나고 난 후 이제는 애물단지가 돼 버렸다. 전국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유일무이하게 시에서 운영하는 스포츠단은 아기스포츠단 하나뿐이어서 평생교육시스템과 가장 잘 어울리는 기본적인 시스템인 데 왜 버리려 하느냐"고 개탄했다.

아울러 "아기스포츠단은 아산시의 자랑이며, '아산 유아교육의 꽃'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이런 유아교육의 상징적인 프로그램을 없애는 중요한 사안을 독단적으로 너무 쉽게 결정, 추진하고 있다"며 "여성가족부에서 정부 시책을 밝힌 것이 지난 8일인 데 1주일만에 폐강 결정을 내린 것은 평생학습도시임을 자부하는 아산시가 거꾸로 기초교육인 유아교육을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질책했다.


a 학부모들이 제시한 아기스포츠단 폐강 반대 사유서.

학부모들이 제시한 아기스포츠단 폐강 반대 사유서. ⓒ 박성규

이 자모는 또 "아기스포츠단은 그동안 양질의 교육을 인정받으며, 학부모들로부터 칭송을 들어왔다"며 "처음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며 반대하던 민간시설(학원) 관계자들도 올해는 시에 진정을 넣지 않는 등 인정하는 분위기임에도 이같은 폐강 결정을 내린 것은 누구를 위한 결정이냐"고 시의 결정을 '독단적 행정'으로 정의하며 질타했다.

이 자모에 따르면 진정서에 폐강 반대 서명을 한 학부모들의 수는 540여 명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급한 시간으로 인해 하루동안 받았는데도 이같이 많은 학부모들이 참여했다는 것.

그는 이를 근거로 "폐강을 대다수의 시민들이 반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못 박으며 이들의 원성을 들어 시민들에게 등을 돌리는 행정은 삼가달라고 주문했다.

학부모들, 자녀들과 폐강 반대 시위 돌입 천명

"일방적인 폐강 통보는 우리 아기스포츠단 100여 명의 자모들과 신입으로 들어올 자모들뿐만 아닌 시민의 의견을 완전 무시한 행정이다. 또한 아기스포츠단에 소속된 선생님들과 강사들, 그리고 차량기사의 생계를 무시한 시장의 독단 행위다."

자모들은 27일(월) 오전, 시의 폐강 결정에 반대하며 철회를 요구하는 '폐강 반대 시위'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번 시위에는 어린 자녀들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이 자모는 "내 아이를 시위에 참여시키고 싶지 않았지만 내 아이들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며 "27일(월) 오전 10시 시청에서 반대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힌 뒤 "오전 11시부터는 아이들도 함께 시위에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시가 현명한 판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 <아산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아산투데이>에도 실렸습니다. 박성규 기자는 아산투데이신문사 소속으로 아산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역신문 및 인터넷언론 기자들의 연대모임인 '아지연(아산지역언론인연대)' 사무국장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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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충남 아산 지역신문인 <아산톱뉴스>에서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뉴스를 다루는 분야는 정치, 행정, 사회, 문화 등이다. 이외에도 필요에 따라 다른 분야도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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