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천국, '아마모'가 꿈꾸는 마을

'아마모' 토요한마당이 어느새 1주년을 맞았습니다

등록 2006.11.27 09:41수정 2006.11.27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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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겨울이 저만큼 다가왔습니다. 날씨도 제법 쌀쌀합니다. 그렇지만 아직 가을이 다하지는 않았습니다.


이 가을 끝자락인 11월 25일, 대전시 판암마을 대암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아마모 토요한마당' 1주년 기념잔치가 벌어졌습니다. '아마모 토요한마당'은 매월 넷째 주 '놀토'(노는 토요일)에 '아마모'(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모임)가 여는 '신나는 아이들 세상'입니다. 그 '아마모 토요한마당'이 어느새 한 돌을 맞이했습니다.

a 아이들 세상

아이들 세상 ⓒ 김철호

'아마모 토요한마당'은 새로운 아이들 세상입니다.

운동장에서 일학년 꼬맹이들이 축구를 합니다. 이리저리 볼을 쫒는 꼬맹이들이 앙증맞습니다. 같은 편과 부딪혀서 넘어지기도 하고, 볼을 따라 이리 뛰고 저리 뛰고 신났습니다. 이 녀석들은 지고 이기는 것에 관심이 없습니다. 녀석들에게 축구경기는 그저 여러 동무들과 함께 재미있게 노는 것이지요.

한쪽에서 조금은 덩치가 큰 녀석들이 축구시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야! 네가 수비를 봐! 내가 공격을 할게!" 이 녀석들 역시 상대편을 이기려는 작전은 없는 것 같습니다. 도리어 자기들끼리 서로 공격수가 되려고 안달입니다.

a 공을 쫓아 함께 노는 아이들

공을 쫓아 함께 노는 아이들 ⓒ 김철호

"선영아! 오백원만 빌려줘라!" 머리띠 100원, 손지갑 200원, 장난감 300원. 아이들의 벼룩시장에서는 오백원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a 나눔을 팝니다.

나눔을 팝니다. ⓒ 김철호

아이들의 벼룩시장에는 백화점의 바가지도, 대형마트의 정액도 없습니다. 악착같이 흥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물건을 가지고 한참을 놀고,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도로 가져가서 물러도 괜찮습니다. 아이들의 벼룩시장은 그저 나눔입니다. 벼룩시장을 통해 오래도록 쓰지 않던 물건을 동무들에게 선물하는 것이지요.

a 아이들의 벼룩시장

아이들의 벼룩시장 ⓒ 김철호

지역아동센터가 차려낸 먹을거리에서 솔솔 풍겨오는 맛있는 냄새가 배고픈 아이들을 부릅니다. "애들아, 아직 시간이 안됐어. 지금은 안 팔아. 조금 있다 오렴." 아이들에게 마음이 약한 목사님의 한 말씀. "아이들한테 뭘 팔겠어. 그냥 나눠주지. 조금 있다가 오너라."


아이들이야 어른들처럼 헛배 부른 척 언구럭을 부리거나 한껏 욕심을 부릴 줄 모릅니다. 배고프면 먹고 배부르면 그만이지요.

a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참여 지역아동센터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참여 지역아동센터 ⓒ 김철호

아자학교의 전통놀이 천막은 아이들로 북새통입니다. 순서에 따라 이것저것 재미있는 놀이들을 배치했습니다. "순서대로 돌 수 없어요. 어쩌죠!" 아이들을 따라온 엄마가 불평합니다.

조금 낯설기는 하지만 아이들은 전통놀이의 매력에 금세 빠져들었습니다. 녀석들에게는 순서에 따라 놀이판을 돌아나갈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게 재미있는 놀이를 한번으로 끝낼 녀석들이 아닙니다. 아이들에게는 재미있고 흥미 있는 전통놀이가 마냥 즐거울 뿐입니다.

a 아자학교 전통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아자학교 전통놀이를 즐기는 아이들 ⓒ 김철호

아이들이 신나는 세상에서 어른들도 신이 납니다.

한 녀석이 어슬렁어슬렁 구경만 다닙니다. "얘! 너는 운동경기 안 해?" 녀석이 생뚱맞은 대답을 합니다. "아뇨, 구경 왔어요. 조금 이따 학원가야 돼요."

녀석은 운동경기도 하고 벼룩시장에 좌판을 벌기도 한 동무들이 부러운 듯, 이리저리 기웃거립니다. 그렇게 어슬렁대던 녀석이 풍선 만들기 앞에서 풍선을 먼저 받으려고 실랑이질을 합니다. 아이들의 성화에 풍선 만들기 자원봉사를 나온 고등학생 언니들도 덩달아 신났습니다. 풍선을 불고 모양을 내며 신이 나서 몸을 흔들어댑니다.

학교 담장을 끼고 뒷산으로 산책을 다녀오시던 할머니 한 분이 일행을 멈춰 세웁니다. "이봐! '아마모 한마당' 구경하구 가자구! 우리 손자가 여기서 축구시합을 한 대!" 할머니가 가던 길을 돌이켜 어렵사리 손자를 발견하고는 응원에 열을 올립니다. "내 새끼 잘 한다."

a 덩달아 즐거운 자원봉사 언니들

덩달아 즐거운 자원봉사 언니들 ⓒ 김철호

힘들 때 이사와 꿈과 희망을 키우고, 떠나서는 언제 돌아갈까 그리워지는 마을을 가꿉니다.

대전시 판암마을은 영구임대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입니다. 힘들어서 이사 오고, 나아지면 떠나는 동네입니다. 그래서 대암초등학교 아이들은 들락날락, 학생 수는 줄어들기만 한답니다.

'아름다운 마을 만들기 모임'은 '교육과 문화' 공동체운동을 통하여 판암마을을 살맛나는 마을로 바꾸기 위한 모임입니다. "힘들 때 이사와 꿈과 희망을 키우고, 떠나서는 언제 돌아갈까" 그리워지는 마을로 가꾸기를 소망합니다.

'아마모'는 판암마을이 우리들의 자녀를 위한 멋진 마을교육 공동체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다양한 공동체문화를 함께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살맛나는 마을이 되기를 꿈꾸고 있습니다.

'아마모'는 2005년 11월부터 지금까지 마을사람들과 함께 '아마모 토요한마당'과 다양한 마을문화행사를 이끌어 왔습니다.

이 일들을 통하여 '아마모'가 꿈꿔온 멋진 마을교육 공동체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온 마을사람들이 함께 참여하고 함께 즐기는 마을 문화복지 공동체를 세울 수 있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덧붙이는 글 | '아마모 토요한마당'에 함께하는 단체는 새움지역아동센터(새움교회), 대한가족놀이회, 대암초, 동부교육청, 대암초학부모회, 대암초조기축구회, 부녀회, 지역교회협의회입니다. 연락처: 042)284-9995

참여 지역아동센터는 우리, 가양, 신일, 성남, 예찬, 꿈동산 지역아동센터입니다.

이 기사는 뉴스엔조이에도 소개됩니다.

덧붙이는 글 '아마모 토요한마당'에 함께하는 단체는 새움지역아동센터(새움교회), 대한가족놀이회, 대암초, 동부교육청, 대암초학부모회, 대암초조기축구회, 부녀회, 지역교회협의회입니다. 연락처: 042)284-9995

참여 지역아동센터는 우리, 가양, 신일, 성남, 예찬, 꿈동산 지역아동센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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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우리사회의 화두는 양극화와 불평등이다. 양극화와 불평등 내용도 다양하고 복잡하며 중층적이다. 필자는 희년빚탕감 상담활동가로서 '생명,공동체,섬김,나눔의 이야기들'을 찾아서 소개하는 글쓰기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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