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제일의 자전거 여행 코스를 만나다

[여행지에서 쓰는 엽서 44] 바다와 어울린 우도 자전거 여행

등록 2006.11.27 11:32수정 2006.11.28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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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자전거를 타고 가며 만나는 우도의 모습은 차를 타고 만나는 모습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며 만나는 우도의 모습은 차를 타고 만나는 모습보다 더 아름답습니다. ⓒ 구동관

제주 여행을 떠올리면 멋진 경치에, 맘이 설렙니다. 하지만 그런 제주보다 더 맘을 설레게 하는 곳이 우도입니다.

성산포로 유명한 성산에서 배를 타고 20분이면 갈수 있는 섬 속의 섬 우도는 소가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았다고 그런 이름이 붙여진 곳입니다. 5년 전 가족과 그곳에 처음 여행을 했었는데, 추운 겨울바람을 맞으며 짧은 시간 돌아 본 곳이지만 멋진 경치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습니다.


a 바다와 바짝 다가서 있어 가끔은 무섭기도 합니다.

바다와 바짝 다가서 있어 가끔은 무섭기도 합니다. ⓒ 구동관

학회 참석차 2명의 후배들과 짧은 일정으로 들어간 제주에서 하루의 여유 시간이 생겼습니다. 그 시간에 다른 곳은 다 미뤄두고, 우도만을 여행하기로 했습니다. 우도에서 자전거를 빌렸습니다. 그동안 3번쯤 우도에 들렸었는데, 그때마다 승용차를 이용하거나 우도를 돌아보는 버스여행을 하면서 저는 우도에게 참 미안했었습니다.

a 마을로 이어지는 길 들이고, 차가 함께 다니는 길이지만 과속을 하는 차들은 없는 곳이지요.

마을로 이어지는 길 들이고, 차가 함께 다니는 길이지만 과속을 하는 차들은 없는 곳이지요. ⓒ 구동관

너무 아름다운 그 섬을 성의 없이 돌아본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사실, 제가 꿈꿔온 것은 걸어서 돌아보는 우도 여행입니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하룻밤, 아니면 이틀쯤 그 섬에 묵으며, 천천히 걸어서 여행을 하고 싶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자전거를 선택한 것은 걸어서 섬을 돌아보는 것보다는 부족하겠지만, 조금 더 느끼며 여행 할 수 있는 차선책을 택한 것입니다.

a 가끔은 억새풀이 우거진 길 옆을 지나기도 합니다.

가끔은 억새풀이 우거진 길 옆을 지나기도 합니다. ⓒ 구동관

사실, 자전거를 빌리며 고민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곳에서 스쿠터도 함께 빌려주고 있었는데, 그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도를 조금 더 느긋하게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자전거를 빌렸습니다. 그리고 우도에서의 멋진 자전거 여행에 나섰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우도를 돌아보는 일은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a 돌담이 많은 곳이니, 이런 멋진 돌담길도 당연히 만나게 됩니다.

돌담이 많은 곳이니, 이런 멋진 돌담길도 당연히 만나게 됩니다. ⓒ 구동관

섬 둘레가 대략 10km쯤 되는 그 길은 대부분 평지에 가깝습니다. 해안을 따라 길이 만들어진 까닭에 높낮이가 거의 없어 힘들지 않고 자전거를 탈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오르막보다 더한 복병을 만났습니다.

a 돌담틈으로 잠시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 틈으로 파릇한 새싹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돌담틈으로 잠시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 틈으로 파릇한 새싹이 자라고 있었습니다. ⓒ 구동관

거센 바람이 그 복병이었습니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거센 바람이 앞을 막아섭니다. 끙끙거리고 페달을 밟아야 앞으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바람은 가끔 사진을 찍기 위해 자전거를 세워 둘 때마다 사정없이 자전거를 넘어뜨릴 만큼 위력적이었습니다.

a 바람이 거세서 자전거를 세워둘때마다 이렇게 넘어지곤 했습니다.

바람이 거세서 자전거를 세워둘때마다 이렇게 넘어지곤 했습니다. ⓒ 구동관

바람 때문에 힘이 들었어도 우도의 자전거 여행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았고, 더 행복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섬을 돌아보는 동안 바다는 하얀 포말로 긴 선을 그리며 쉼 없이 다가 왔습니다.


그 바다와 어울려 구불거리는 길들이 있었습니다. 그 바다와 어울려 돌담들이 서 있었습니다. 그 바다와 어울려 키 큰 억새풀들이 출렁이고 있었습니다. 이정도면 가히 세계제일의 자전거 드라이브 길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a 해산물을 말리는 모습도 만나게 됩니다. 여행객의 눈에는 낮선 풍경이이라서 신기했습니다.

해산물을 말리는 모습도 만나게 됩니다. 여행객의 눈에는 낮선 풍경이이라서 신기했습니다. ⓒ 구동관

감탄을 하며 바다를 만나다보니 금세 3시간이 흘렀습니다. 비행기 시간을 따져보니 우도봉에 오를 시간이 없었습니다. 여행지에선 한곳쯤 들리지 못한 곳을 놔두어도 괜찮습니다. 다음에 다시 찾을 이유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날이 언제 일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다시 갈 기대를 가진 것만으로 남겨진 것에 대한 가치는 충분합니다.


a 우도의 마을 풍경입니다. 겨울이지만, 파릇한 새싹들은 벌써 새봄을 준비합니다.

우도의 마을 풍경입니다. 겨울이지만, 파릇한 새싹들은 벌써 새봄을 준비합니다. ⓒ 구동관

서둘러 선착장으로 향하는 길에 산호해변에 들렸습니다. 바다빛깔이 참 고운 그곳을 배경으로 자전거를 타는 마지막 장면을 찍었습니다. 그 멋진 배경에 다시 한 번 세계제일의 자전거 길임을 확신해 봅니다.

멋진 바다색과 어울린 그 사진이 이번 멋진 여행의 기억과 함께 오랫동안 우도를 그리워하게 할 것입니다. 잠시라도 더 머물기 위해, 승용차나 스쿠터가 아닌 자전거를 택했던 이번 여행이 참 좋았던 여행으로 오래 기억될 것입니다.

a 산호해변의 멋진 바다색과 어울린 모습입니다. 우도를 자전거로 돌아보고 정말 환상적인 자전거 여행 코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정도면 세계제일의 자전거 여행 코스 아닐까요?

산호해변의 멋진 바다색과 어울린 모습입니다. 우도를 자전거로 돌아보고 정말 환상적인 자전거 여행 코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정도면 세계제일의 자전거 여행 코스 아닐까요? ⓒ 구동관

덧붙이는 글 | 11월 25일 다녀왔습니다.

덧붙이는 글 11월 25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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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여행 홈페이지 초록별 가족의 여행(www.sinnanda.com) 운영자 입니다. 가족여행에 대한 정보제공으로 좀 다 많은 분들이 편한 가족여행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사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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