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라 쥐돌이'의 웃음 유발은 가학적이다.KBS
새롭게 개편된 '여걸식스'의 새로운 포맷은 몇 명의 남자들을 등장시켰고, 여걸들과의 짝짓기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여성은 남성 앞에서 한 떨기의 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고, 여섯 명의 여성들이 각자의 캐릭터대로 섹시한 춤을 추며 남성을 유혹하고, 자신의 짝이 되어달라고 간청하는 모습이 속속 등장했다.
이것이 바로 같은 프로그램이면서 상반된 평가를 받은 가장 큰 이유이다. 지금의 포맷은 결국 여성의 성 상품화를 여성들이 하는 우를 범한 것이기 때문이다. 예전 '여걸 파이브'에서도 남성을 초대해 그를 마치 우상처럼 떠받들기는 했지만 자신의 짝이 되어달라 애원하지는 않았다.
또한 남성들의 파워가 강해지면서 전체적으로 여걸들은 아가씨가 되어 자신들이 프로그램의 주체자로서의 모습이 온데 간데 사라진 결과를 초래했다. 그것도 짝짓기를 하는 이유가 '쥐를 잡자'라는 게임을 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자체가 얼토당토 하지 않는 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물론 '여걸식스'는 이 게임으로 지켜오던 명성을 조금이나 유지할 수 있었지만 이후 최여진, 이소연, 전혜빈으로 멤버가 교체되면서 이제는 남성 게스트와 섹시한 춤추기는 기본이다. 서로 상대의 멋진 남성들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까지 연기하고 있다.
그나마 조혜련이 능동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이는 듯하지만 이마저도 남성들의 환심을 사기 위한 몸부림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또한 남성들과의 짝짓기가 시작되면서 여성들의 외모지상주의가 다시 한 번 고개를 들며, 조혜련, 정선희가 어쩌다 멋진 남성과 짝꿍을 이루면 이외라는 반응까지 보인다.
심지어 각 여성들만의 캐릭터를 정해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고 있으며, 김종민, 신정환은 준멤버로 고정출연하며 상대 남성들과 비교를 당하며 게스트를 돋보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등 여타의 프로그램과 별반 다르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결국 새로운 시도를 하며, 정착시키면 좋았을 법한 소재를 제작진 스스로 붕괴시켜버린 것이나 다름없다. 또한 여걸들과 남성과의 대화도 예전에 비해 농담성 이야기들이 많고, 프로그램 성격 자체가 게임을 통해 웃음 유발하는 가학성으로만 치닫고 있어 비난의 화살이 꽂히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주소다.
여걸들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던 것은 능동적인 여성이 주체자가 된 모습이 보기 좋았기 때문이다. 여성들이 남성에게 적극적인 구애를 하는 것이 능동적인 여성상은 아니다. 현실에서 자신의 짝을 찾아 솔직한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은 용기가 있을지 몰라도 버라이어티 쇼에서는 적당하지 못하다.
결국 이러한 문제점은 시청률에서 입증되었다. 최근 들어 화려한 게스트들이 나오고는 있지만 시청률에서 여타의 프로그램이 밀리는 양상이다. 이제는 무언가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이러한 포맷을 계속 유지한다면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한 채 폐지론이 고개를 들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단적으로 말하자면 여걸들의 캐릭터와 프로그램 포맷을 전부 바꿔야 한다. 그래야만 '여걸식스'가 장수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이를 계기로 새로운 모습을 보인다면 늦지는 않았다. 충분히 여성들이 프로그램의 주인으로 나온다는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매력포인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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