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내려 장관인 금강산정용국
북한의 핵실험과 6자회담 개최 문제로 어수선한 시기에 한국문학 평화포럼이(회장 임헌영) 주최하는 금강산 문화예술축전이 2006년 11월 25일 북한의 금강산 옥류관 특설무대에서 개최 되었다. 늘 그랬듯이 평화포럼의 시각은 현장에 집중되고 있다.
매향리에서는 미군철수의 문제를 다뤘고 여주에서는 쌀 문제를 독도에서는 영토권 문제 등 긴급현안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방안을 가지고 고민하여왔다. 이번에도 평화포럼이 예민한 시기에 금강산을 택한 것은 한반도에서 우리의 상생을 위해 남과 북의 문제는 피해 갈 수 없는 중대한 문제이기 때문이었다.
남과 북의 관계가 냉랭한 시기였고 언론에서는 물론이고 여당의 인사들조차 남북경협과 금강산 관광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여론 때문에 금강산을 찾는 발길이 급감하였고 현장의 분위기는 더욱 긴박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러한 세간의 입방아를 뒤로 하고 일행은 현장에서 남과 북의 민족문제에 대해서 일관된 목소리로 민족의 화해와 외세 배격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임헌영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 땅에서 민족끼리의 만남을 방해하는 어떤 외세와 정치세력도 용납할 수 없다”고 전제하면서 “북한의 핵마저도 이 금강산을 어쩔 수는 없을 것이다”라는 비유로 전쟁과 불화가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전했다.
또한 언론을 통해 꾸준히 ‘북한을 배제한 남한만의 발전은 무의미하다’ 라는 의견을 견지해온 백낙청(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 대표와 한완상 대한 적십자사 총재도 평화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어진 문인들의 시낭송과 각종 공연을 통해 민족의 화해와 외세배격을 온몸으로 주장했다. 칠십 노구를 이끌고 멀리 광주에서 달려온 문병란 시인은 자신의 시 ‘땅의 연가’를 통하여 이렇게 울부짖었다.
오늘 누가 이 땅에 빛깔을 칠하는가?
오늘 누가 이 땅에 멋대로 선을 긋는가?
아무리 밟아도 소리하지 않는
갈라지고 때 묻은 발바닥 밑에서
한줄기 아픔을 키우는 땅
어진 백성의 똥을 받아먹고
뚝뚝 떨어지는 진한 피를 받아먹고
더욱 기름진 역사의 발바닥 밑에서
땅은 뜨겁게 뜨겁게 울고 있다...
북한의 리영삼 시인과 리호근 시인도 통일을 염원하는 ‘금강내기, 한 잎 단풍’ 과 ‘함께 오른 구룡연’ 이라는 시를 보내왔다. 지리산에 살고 있는 젊은 시인 이원규는 ‘다시 한 번 묻겠다’ 라는 시를 통하여 (나는 지금 행여 가난할 지라도/ 우리들의 행복한 밥상의 안부를 묻고 있다) 라는 결연한 의지를 보임으로써 엄숙한 분위기를 만들기도 했다.